대법원이 건물의 용도가 공장이더라도 단순 제조업 목적이 아닌 영업용으로 이를 사용한 경우 상가건물로 인정해 임대차보호법에 따라 계약 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지난달 14일 건물주 A씨 등이 임차인을 상대로 낸 건물 인도 청구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 승소 판결을 깨고 창원지법으로 사건을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이 사건 건물에서 상품의 제조·가공과 함께 대금 수수 등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며 "건물에서 하는 작업은 모두 일련의 영업활동에 해당해 건물 전체가 영업활동을 하는 하나의 사업장으로서 영업용으로 사용하는 건물이라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A씨는 2020∼2022년 임차인 B씨에게 월세를 받고 건물을 임대했다. B씨는 ‘D’라는 상호로 사업자등록을 마친 후 해당 건물에서 레이저용접의 제조업을 영위해왔다.
B씨는 계약 만기 일자가 다가오자 건물주에게 상가임대차법 적용 대상이라며 계약 갱신을 요구했다. 하지만 A씨는 이를 거부했고, B씨가 건물을 비우지 않으면서 사건은 법적 분쟁으로 번졌다.
재판의 쟁점은 해당 건물에 상가임대차법을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다.
상가임대차법은 임차인이 계약기간 만료 1개월 전까지 계약갱신을 요구하면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1심 재판부는 상가건물이 맞다고 봤으나, 2심은 이를 적용할 수 없다고 봤다. 대법원은 상가건물이 맞아 임대차법을 적용해야 한다며 판단을 뒤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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