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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 귀걸이·프리드리히 3세 반지…한 자리 모인 유럽 왕실의 보석

롯데뮤지엄 '더 아트 오브 주얼리'전

컬렉터 아리카와, 빅토리아 귀걸이 등

208점 현대 미술관서 세계 첫 전시


신성 로마 제국 황제 프리드리히 3세의 시그닛(인장) 반지, 영국 빅토리아 여왕이 대관식에서 착용한 귀걸이 등 유럽의 성대한 역사를 한눈에 만나볼 수 있는 보석이 한자리에 모였다.

티아라 뷔르템베르크 왕가의 토파즈와 다이아몬드 파뤼르. 사진 제공=롯데뮤지엄




롯데뮤지엄은 6일부터 내년 3월 16일까지 ‘더 아트 오브 주얼리: 고혹의 보석, 매혹의 시간’을 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세계가 주목하는 주얼리 컬렉터 아리카와 가즈미의 수집품 208점을 세계 최초로 현대 미술관에서 선보이는 대규모 전시다.

아리카와는 40여 년간 동서양을 아우르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보석 500여 점을 수집해왔지만 별도의 전시가 이뤄진 적은 없었다. 2018년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에서 열린 전시에서 그가 기증한 19세기 후반의 작품 3점이 잠시 전시됐을 뿐이다.

이번 전시는 고대·중세·르네상스, 예카테리나 2세와 17~18세기 유럽의 보석, 19세기 나폴레옹과 빅토리아 시대의 부석, 아르누보, 벨 에포크, 아르데코, 반지, 티아라, 십자가 등 총 9개 섹션으로 구성돼 유럽 역사를 반영하는 화려한 보석을 재조명한다.

그리스도와 전도사의 십자가, 유물함. 사진 제공=롯데뮤지엄




티아라 뷔르템베르크 왕가의 토파즈와 다이아몬드 파뤼르. 사진 제공=롯데뮤지엄


이번 전시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작품은 독일 뷔르템베르크 왕녀가 착용한 것으로 기록된 주얼리 세트다. 티아라·목걸이·귀걸이·브로치·팔찌 등으로 구성된 이 작품에는 총 100개가 넘는 분홍색 토파즈가 사용됐다. 분홍색 토파즈는 열을 가하지 않아도 천연 분홍빛을 내는 특징이 있는 보석이다.

보석 조각의 라파엘로라고 불린 르네상스 거장 발레리오 벨리가 남긴 단 3점의 십자가 중 1점인 ‘크로스’도 최초로 공개된다. 크로스는 예수가 죽음을 맞이한 성 십자가 유물이 담긴 작품으로 3점 중 나머지 2점은 영국 런던 빅토리아 앨버트 미술관과 바티칸 사크로 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한편 전시관의 공간 디자인은 세계적인 건축가 구마 겐고가 맡았다. 구마는 반짝이고 매끄러우며 단단하고 높은 밀도를 갖고 있는 주얼리의 특성을 강조하기 위해 상반되는 무광택의 부드럽고 투박한 느낌을 내면서 신축성 있는 짙은 색 패브릭을 배경 소재로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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