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과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MERCOSUR)이 25년간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마무리하고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25%를 차지하는 거대 경제단일시장 출범에 합의했다.
EU 집행위원회와 메르코수르 사무국은 6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양측 소비자와 기업에 혜택을 줄 윈윈 협정을 끌어냈다”고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루이스 라카예 포우 우루과이 대통령, 산티아고 페냐 파라과이 대통령은 이날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에서 열린 메르코수르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자리에 모여 FTA 협상 타결을 축하했다.
메르코수르는 브라질·아르헨티나·파라과이·우루과이가 무역 장벽을 철폐해 1995년 설립한 공동시장이다. 베네수엘라는 2012년 가입했으나 현재는 정치적 문제로 회원 자격이 정지돼 있다.
이번 FTA로 메르코수르는 농축산물의 유럽 수출 증가를, EU는 연간 40억 유로(약 6조원)의 관세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환경 보호도 협정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메르코수르는 아마존 열대우림 보호와 지속가능한 개발 전략을 제시했으며 EU는 18억 유로 규모의 지원을 약속했다. 1999년부터 20년간 이어진 양측의 협상은 2019년 원론적인 합의에 도달했지만 EU 측에서 아마존 삼림 벌채 억제와 환경보호 의무 조항 등 새로운 조건을 요구하면서 5년째 난항을 겪은 바 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 협정이 경제적 기회이자 정치적 필요성에 따른 것”이라며 “고립과 분열이라는 반대 방향으로 강풍이 불고 있지만, 이 합의는 우리에겐 대응 방안으로 여겨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고립주의 외교 정책을 내세우며 모든 수입품에 10∼20% 보편 관세 부과를 예고한 것에 대한 대응책이 될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다만, EU 내부에서는 의견이 갈리는 분위기다. 독일과 스페인은 신시장 개척 기회로 환영하는 반면, 프랑스와 폴란드, 이탈리아는 농업 피해를 우려해 반대하고 있다.
실제 협상 발효를 위해서는 EU가 27개 회원국 모두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는 점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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