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차기 행정부를 초부유층 인사들로 채우고 있다. 주요직 지명자들의 평균 재산만 8800억 원이 넘어 자본과 행정 권력의 전례 없는 결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 경제전문매체 CNBC는 8일(현지 시간) “차기 트럼프 행정부는 총 재산이 50억 달러 이상인 부유한 인사들로 가득 찼다”며 “트럼프가 지명한 인물 중 6명 이상이 억만장자로 확인됐으며 그 외에도 백만장자들이 포진한다”고 보도했다. 미 비영리단체 공정한세금을위한미국인연합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트럼프와 JD 밴스 부통령 당선인을 비롯해 주요 지명자들의 평균 순자산은 6억 1600만 달러(약 88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가 다수의 부유한 후보들을 추가로 발표한 점을 고려하면 이같은 수치는 실제보다 낮게 추정된 것이라고 CNBC는 짚었다. 트럼프는 최근 1주간 억만장자 금융인인 워런 스티븐스를 영국 주재 대사 후보로, 억만장자 투자자인 스티븐 파인버그를 국방부 부장관 후보로, 억만장자 벤처캐피털 대표이자 전 페이팔 최고운영책임자(COO)인 데이비드 색스를 ‘인공지능(AI)·가상화폐 차르’ 후보로 지명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 수장은 억만장자 재러드 아이작먼이 맡을 예정이다. 이밖에 상무부 장관, 교육부 장관, 재무부 장관 인사에도 모두 초부유층 후보들이 지명됐다.
차기 트럼프 행정부에서 단연 가장 부유한 인사는 세계 최고 부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다. 머스크 CEO의 순자산은 3460억~3620억 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 미 대선 기간 트럼프에게 막대한 정치 후원금을 쏟아부은 머스크 CEO는 현재 트럼프의 비공식 자문으로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차기 행정부에선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머스크 CEO와 함께 정부효율부를 이끌 비벡 라마스와미 역시 재산 규모가 10억 달러에 이른다고 포브스는 전했다.
트럼프의 ‘초호화 인선’에 대한 인준은 향후 미 상원 인사청문회를 거치는 과정에서 수많은 재정적·윤리적 갈등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CNBC는 지적했다. 차기 미 대통령인 트럼프 본인부터가 60억 달러 이상의 재산을 보유한 억만장자에 해당한다. CNBC는 “(트럼프 차기 행정부의) 재벌 행렬은 이번 선거에서 노동자 계급의 유권자들의 지지를 업고 당선된 트럼프의 ‘포퓰리즘 이미지’에 타격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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