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의 집단 불참으로 무산된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의 후폭풍이 거센 가운데 여당 내부에서도 “조속한 탄핵으로 혼란을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근식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9일 “윤 대통령이 언제 어떻게 물러난다는 건지 알 수가 없다”며 “가장 질서 있는 퇴진은 역설적으로 탄핵에 의한 직무 정지”라고 밝혔다. 이달 7일 윤 대통령 탄핵안 표결 무산 이후 여당 내에서 공개적으로 탄핵 주장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한덕수 국무총리가 전날 담화를 통해 ‘국정 공동 운영 방안’을 밝힌 것에 대해서도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그는 “왕조시대에 대리청정하는 게 아니지 않느냐”며 “가장 혼란스러운 상황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탄핵을 거스를 수 없다는 게 민심”이라며 “민심을 거르는 정치인은 없다”고 일갈했다.
그는 “우리가 대응책을 마련하려면 ‘직무 정지’라는 가장 안전한 장치로 묶어놓아야 한다. 그래야 군 통수권자로서 비상계엄을 선포할 권리를 빼앗는 것”이라며 “가장 안전하게 직무 정지를 통해 질서 있는 퇴각을 준비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주 탄핵 표결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나 한 대표라도 당이 살길을 찾아야 한다”며 탄핵안 표결 참여를 통해 당이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윤 대통령 탄핵안 표결에 참여했던 여당 의원 3인 중 한 명인 김상욱 의원은 당시에는 당론에 따라 반대표를 행사했지만 2차 표결까지 ‘하야’ 등 구체적 조치가 나오지 않는다면 14일 탄핵 표결에서는 찬성표를 던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도 이날 탄핵안 표결 불참에 대한 우려와 함께 야당이 또 탄핵안을 발의할 경우 2차 표결에는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친한계를 중심으로 14일로 예정된 2차 표결에는 참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편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의총에서 국민의힘이 ‘윤석열 특검법’을 발의해 특검을 실시한 뒤 윤 대통령의 위헌·위법 여부를 따져 그 결과에 따라 탄핵을 판단하자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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