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술 때문에 아들 잃어"…갱단 두목 망상에 110명 학살, 충격에 빠진 '이 나라'

갱단 두목 '주술' 망상에 노인 110명 학살

아이티. AP연합뉴스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에서 갱단 두목의 '주술' 망상으로 노인 100여명이 잔혹하게 살해되는 참극이 벌어졌다. 갱단이 장악한 현지 빈민가에서 이틀간 이어진 집단 학살로 최소 110명이 목숨을 잃었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아이티 인권단체 '국가인권보호네트워크'(RNDDH)는 포르토프랭스 빈민가 시테 솔레이의 제레미 부두에서 지난 6~7일 이틀간 최소 110명이 잔혹하게 살해됐다고 밝혔다. 사망자 대부분은 60대 이상 노인들이었다.

이번 집단 학살의 배후에는 현지 갱단 두목 모넬 펠릭스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RNDDH는 "펠릭스가 자신의 병든 아들에게 지역 노인들이 '주술'로 해를 끼쳤다는 망상에 빠져 부두교 사제의 조언을 받아 살인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피에르 에스페란스 RNDDH 사무총장은 "흉기로 살해된 피해자들의 시신이 거리에서 불태워졌다"며 "실제 사망자는 공식 집계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 노인들을 구하려다 목숨을 잃은 이륜차 택시기사 등 젊은층 사망자도 확인됐다.

특히 이번 사건의 주범 펠릭스는 2012년 부두교 신자인 여성 노인 12명 살해 사건과도 연관된 것으로 추정된다. 부두교는 서아프리카에서 유래한 아이티 토착 종교로, 모든 생명체에 영혼이 있다고 믿는다.

서반구 최빈국인 아이티는 2021년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 피살 이후 정부 기능이 마비되면서 갱단의 폭력이 극에 달했다. 유엔 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만 갱단 폭력으로 45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고, 70만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케냐는 이미 1000명 규모의 경찰 병력 파견을 약속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