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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사태 뒤 첫 국무회의…총리 주재해도 대통령 역할 '논란'

韓 "국가 기능 유지…공백 없도록 노력"

정부조직법상 대통령 부정 어려워

불안정한 '韓·韓 체제' 확인하는 셈

한덕수 국무총리가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계엄 선포·해제 이후 처음으로 열린 국무회의를 마치고 나서고 있다. 성형주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가 10일 계엄사태 이후 처음 개최된 정식 국무회의에서 “국가 기능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국정에 한치의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총리가 대통령의 명을 받아 국무회의를 주재할 수 있지만 법상 국무회의 소집과 심의사항에 대한 재가는 대통령 권한이다. 윤 대통령이 ‘2선 후퇴’를 얘기했지만 모든 국정 절차에 배제하기 어려워 모호한 국정이 계속 연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제54회 국무회의를 주재했다. 지난 3일 비상계엄 발령과 해제를 위한 임시 국무회의를 제외하고 정기적인 국무회의는 이번이 계엄 사태 이후 처음이다.

한 총리는 모두발언에서 “엄중한 상황이 초래된 데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다시 한번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공직자가 비상한 각오로 소임을 다할 것을 주문했다. 한 총리는 특히 “굳건한 한미동맹과 한미일 안보 협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외교부 장관을 중심으로 우방과 신뢰를 유지하는 데 최선을 다하라고 당부했다. 대한민국 국정이 일관성을 갖고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재외공관과 외신 등 다각도의 채널을 통해 국제사회에 적극 알리라고도 지시했다.



군에는 굳건한 안보태세를 확립하고 북한이 도발하면 언제든지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만반의 대비 태세를 유지할 것을 주문했다. 경제부처는 경제 불안 심리 확산과 금융시장 동요를 막아달라고 당부했다. 한 총리는 “‘소상공인‧자영업자 맞춤형 지원 강화방안’ 등을 충실히 이행하는 등 민생안정과 경제 활성화를 위한 대책들도 차질 없이 추진해야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경제부처에 국제기구와 신용평가기관들과 직접 만나 우리나라의 대외 신인도에 영향이 없도록 각별히 노력하라고 말했다. 그는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국민 여러분들의 힘과 지혜를 모아 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한다”며 “국회와 정치권, 종교계 등에서도 국정의 조속한 안정과 국민통합에 함께 해 주실 것을 간절히 호소드린다”고 했다.

국무회의는 주요 정책을 심의하는 최고 정책심의기관으로 정책과 법률 등을 심의한다. 헌법은 국가 주요사항을 반드시 국무회의에서 심의하라고 규정한다. 이 때문에 국정을 위해 국무회의는 반드시 열려야 하지만 소집부터 처리까지 모두 논란거리다. 윤 대통령이 앞서 대국민사과를 하며 “정국 안정 방안은 당에 일임하겠다”고 밝히며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국무회의 소집과 처리 모두 대통령 권한이기 때문이다. 결국 대통령은 일을 놓고 싶어도 형식상 놓을 수 없는 형국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한총리가 ''韓·韓' 투톱 체제로 당분간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발표를 했지만 이처럼 사사건건 정당성 시비가 생길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다만 앞선 모든 정부가 국무회의를 절차적, 기계적으로 개최하고 처리한 것처럼 현재의 국무회의를 윤 대통령의 통치활동으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국무회의 소집 역시 실질적으로 매번 대통령이 소집을 통보한다기 보다는 격주로 대통령과 총리가 번갈아 주최하는 정례적 활동이라는 것이다. 총리실 관계자는 “정부조직법상 대통령 권한이지만 명을 받아 총리가 소집해 주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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