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축출하는데 성공한 반군이 알아사드 측근들로부터 지지를 얻어내는데 성공하면서 과도정부 구성을 위한 권력 이양에 속도를 내고 있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알아사드 정권의 모하메드 알잘랄리 총리가 반군 측에 권력을 이양하는데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알잘랄리 총리는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알아라비아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시리아구원정부(SSG)에 권력을 넘겨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SSG는 최근 대공세로 아사드 정권을 붕괴시킨 반군의 주축 세력 하야트타흐리트알샴(HTS)의 행정 조직으로 모하메드 알바시르가 이끌고 있다. 2017년에 설립된 이후 HTS의 근거지인 시리아 북서부 이들리브주에서 과세와 사법, 안보 등 업무를 수행하며 사실상의 정부 역할을 했다.
관련기사
아사드 정권 측은 HTS와 과도정부에 관해 논의를 위해 대면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AFP통신에 따르면 HTS는 이날 성명을 통해 조직 수장인 아부 무함마드 알골라니가 "국민에 대한 서비스 제공을 보장하는 권력 이양을 조정하기 위해 알잘랄리 총리를 만났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알골라니가 알잘랄리 총리, 파이살 메크다드 부통령와 만나 과도정부와 관련해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반군은 이날 알아사드 대통령의 정치 기반인 이슬람 시아파의 한 종파인 알라위파 장로들을 만나 지지를 얻어내는데도 성공했다. 현지 주민들에 따르면 반군 대표단은 이날 북서부 라타키아주의 카르다하를 방문해 알라위파 장로 등을 만나 정권 이양 방안을 논의했고, 이들로부터 지지를 이끌어냈다. 로이터통신은 반군이 아사드 정권의 종식을 이끌어낼 시험대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그 핵심으로는 알라위파의 지지를 이끌어내고, 기독교인, 쿠르드족, 드루즈족 등 다양한 구성원들을 어떻게 대하는 지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시리아는 수니파 무슬림이 인구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외에 알라위파 등 시아파와, 기독교인, 쿠르드족, 드루즈족 및 기타 집단으로 구성돼 있다.
과도정부는 SSG 수장 알바시르가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시리아 내전이 반군 승리로 사실상 종식되면서 주변국도 반군과의 소통 창구를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 당국자는 카타르가 HTS와의 접촉을 시작했으며, 10일 알바시르와 대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쿠르드족 민병대인 시리아민주군(SDF)을 지원해온 미국도 중재자를 통하는 방식 등으로 시리아의 그룹들과 소통해왔다고 미 국무부는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