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 이코노미스트들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은 혼란을 극복하고 회복할 수 있을 만큼 저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계엄령 사태로 한국의 대외 신인도 하락이 우려되는 가운데 주요 국제기구에서 나온 발언이라 눈길을 끈다.
1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알라스데어 스콧 IMF 아시아·태평양국 팀장은 9일 서울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아시아 지역의 회복력을 강조하면서 성장 잠재력이 여전히 크다고 말했다.
스콧 팀장은 인터뷰에서 특정 국가나 정치적 상황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한국의 계엄령 사태와 일본의 총리 재선출,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위협 등으로 아시아 국가들의 미래 예측이 더욱 힘들어졌다고 짚었다.
스콧 팀장은 일본은행이 지난 7월 예상치 못하게 금리를 올려 "8월에 일본 종합주가지수인 토픽스(TOPIX)가 급격히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에 일시적 혼란이 있었지만 1~2주 후에 다시 돌아왔을 때 상황은 회복됐다"면서 "그래서 우리는 좀 더 긴 안목으로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미 (아시아 국가들에) 그런 회복력이 있다는 것을 실제로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또 "인구문제나 노동력 등 장기적 문제를 포함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지만 성장 잠재력은 충분하다"고 스콧 팀장은 평가했다.
요하네스 비간드 IMF 아시아·태평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스콧 팀장과 견해를 같이했다.
두 사람은 이번 주 서울을 방문해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주최하는 트럼프와 세계 경제 전망에 관한 공동 콘퍼런스에 참석한다.
비간드 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 국가들이 놀라운 회복력을 보여줬으며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소비자 물가 상승세가 둔화함에 따라 아시아 국가 중앙은행들이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수 있는 충분한 여지가 있다"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역시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환율이 '충격 흡수 장치' 역할을 하므로 각국이 이를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아시아 경제가 1990년대 말 금융 위기 때에 비해 많이 발전했으며 훨씬 더 회복력이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백악관 복귀와 더불어 다양한 내부 리스크에 직면한 아시아 국가들이 혼란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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