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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최대보험사 CEO 총격 살해 용의자는 명문대 출신 20대

'반문명' 수학천재 폭탄테러범 칭송해와

미국 최대 민영 건강보험사 ‘유나이티드 헬스케어’ 최고경영자(CEO) 브라이언 톰슨을 살해 용의자로 체포된 루이지 만조니. AP연합뉴스




미국 최대 민영 보험사의 최고경영자(CEO)를 뉴욕 도심 한복판에서 총격 살해한 사건의 용의자가 9일(현지 시간)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체포됐다. 용의자는 아이비리그 명문대 출신의 20대 엘리트로 1980년대 ‘반(反)문명’을 주장하며 연쇄 폭탄 테러를 벌인 ‘유나바머’를 흠모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뉴욕경찰은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유나이티드헬스그룹 보험 부문 대표였던 브라이언 톰슨 CEO를 살해한 혐의로 수배된 루이지 만조니(26)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뉴욕경찰에 따르면 만조니는 이날 오전 9시 15분쯤 펜실베이니아 알투나의 맥도날드 매장에서 직원의 신고로 검거됐다. 체포 당시 만조니는 소음기가 달린 ‘고스트 건(일련번호가 없는 유령총)’을 소지하고 있었는데 3D 프린터로 제조된 부품을 조합해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범인은 전문 킬러일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만조니는 엘리트 코스를 밟은 컴퓨터 전문가로 범죄 전과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NYT는 “만조니는 볼티모어의 사립 고교를 수석 졸업한 뒤, 펜실베이니아대에 진학해 컴퓨터 공학 학사·석사 학위를 취득했다”고 설명했다. 만조니는 미국의 도서 리뷰 사이트 ‘굿리드’에 200건 넘는 서평을 남길 정도로 독서광이었다. 만조니는 최근 몇 년 새 극단주의 사상에 물든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1월 1980년대 미국을 공포에 몰아넣었던 무차별 폭탄 테러범인 ‘유나바머(본명 시어도어 카진스키)’의 저서를 찬양하는 리뷰를 남겼다. 카진스키는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UC버클리대 조교수로 임명된 수학 천재로 ‘인류의 파멸을 멈추려면 산업 문명을 끝내고 야생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극단적인 생각에 빠져 기업가·과학자 등에게 폭발물이 든 소포를 보내 무차별 테러를 가했다. 경찰은 이번 범행이 보험금 지급과 관련됐을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이다. 만조니는 체포 당시 건강보험사의 이익 추구 행위를 비판하는 내용의 성명서도 휴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만조니는 4일 오전 6시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의 힐튼호텔 입구 인도에서 검은색 마스크를 쓴 채 소음기가 달린 권총으로 피해자를 쏜 혐의를 받아 수배령이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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