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자동차 제조업체 스텔란티스가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생산업체인 중국 CATL과 손잡고 스페인에 대규모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립에 나선다. 최근 부진을 겪고 있는 유럽 전기차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이날 양사는 5대 5의 지분 투자 방식으로 스페인 북동부 사라고사 지역에 43억 달러(약 6조1524억 원) 규모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2026년 말 완공 예정인 이 공장은 스페인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최대 50GWh(기가와트시)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다. 스텔란티스는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배터리로 고품질의 전기 승용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관련기사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전기차로의 전환을 앞두고 최근 저렴한 모델 부족과 예상보다 느린 충전소 보급, 미국의 관세 부과 전망 등으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특히, 지난달 21일 유럽 최대 전기차 배터리 생산업체인 스웨덴 노스볼트가 미국에서 파산보호를 신청한 점도 양사의 협력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유럽은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고 노력해왔다.
존 엘칸 스텔란티스 회장은 성명에서 "이번 CATL과의 합작투자는 이미 청정 및 재생 에너지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스텔란티스의 혁신적인 배터리 생산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다양한 각도에서 지속 가능한 접근 방식을 추진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스페인 증시에 상장된 스텔란티스의 주가는 이날 오전 0.3% 상승했다. 스텔란티스 주가는 올해 38% 이상 하락한 상태다.
로빈 쩡 CATL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도 성명에서 "우리의 첨단 배터리 기술과 사라고사 현지에서 수십 년간 사업을 운영해온 스텔란티스의 경험이 결합해 큰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낼 것으로 믿는다"며 "CATL의 목표는 전 세계에서 탄소 제로 기술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며, 더욱 혁신적인 협력 모델을 통해 전 세계 파트너와 협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