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커피 원두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약 50년 만에 최고가로 치솟았다. 커피 최대 생산국 브라질의 기후 악화 등으로 공급이 제한 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면서 커피값을 밀어 올리는 양상이다.
10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ICE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아라비카 커피 선물 3월 인도분의 종가는 파운드당 3.3415달러를 기록했다. 이라비카는 카페에서 사용하는 고급 원두로 이날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1.23% 올았다. 특히 장중 파운드당 3.4835달러까지 가격이 치솟았다. WSJ은 “1977년에 기록한 파운드 당 3.356달러의 최고가 기록을 경신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바리카 원두 가격은 올해 들어서만 80% 넘게 오른 상황이다. 인스턴트 커피 제조에 사용되는 저가형 로부스타 품종은 역시 올해 두 배 가까이 올랐으며 지난 9월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커피 원두 가격이 치솟는 것은 브라질에서 장기간 가뭄이 지속돼 내년 커피 수확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로부스타 품종을 생산하는 베트남에서도 건조한 날씨와 폭우 등이 이어지면서 작황 환경 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이 같이 공급이 줄 것이라는 관측이 가격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여기에 시장의 불안 심리까지 가중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커피 거래 업체인 볼카페는 2025~2026년 브라질의 아라비카 커피 생산량 전망치를 3440만 포대로 앞서 제시했던 것보다 1100만 포대 수준을 하향 조정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커피 공급량이 수요 대비 850만 포대가 부족해질 것이며 5년 연속 공급 부족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에 투기 수요가 상당한 것이라는 진단도 있다. 미국의 식품제조업체 대표인 마크 스머커씨는 “현재 커피 시장은 투기성이 매우 강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시장의 변동성은 실제로 금융 투기와 관련이 있다”고 WSJ에 말했다.
관련 기업들도 가격 인상 등 대응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지난달 네슬레는 더 높은 원두 가격을 상쇄하기 위해 가격을 인상하고 상품 크기를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이탈리아 커피 업체 라바짜(Lavazza)도 공급 압박이 심해지면서 2025년 중반까지는 가격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S&P 글로벌 상품 인사이트의 커피 가격 분석가인 페르난다 오카다는 “커피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높지만 생산자와 로스터의 재고는 낮은 수준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며 “커피 가격의 상승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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