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인 미국의 텐스토렌트가 일본 도쿄에 거점을 세우고, 첨단 반도체 설계 위탁 사업에 본격 나선다.
1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텐스토렌트는 이르면 연내 도쿄에 거점을 마련한다. 내년 말까지 40명 규모의 설계 기술자를 확보하고, 빠른 시일 내에 100명 규모로 인력을 늘린다는 구상이다.
텐스토렌트는 2016년 설립된 미국의 신생 기업으로, 애플과 AMD 출신의 반도체 설계 전문가인 짐 켈러가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다. 최근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를 비롯한 투자자들로부터 약 6억 93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자동차도 참여했다.
텐스토렌트는 일본에서 자동차 자율주행이나 로봇 제어 등 일본이 강점을 가진 제조업 수요를 확보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특히 도쿄 거점에서는 고객사의 주문에 맞춰 첨단 반도체의 설계 공정을 담당한다. 3나노미터(㎚·10억분의 1m)와 차세대 2나노미터 반도체 설계 위탁이 주된 업무가 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일본이 첨단 반도체 국산화를 목표로 세운 '라피더스'와의 협업도 적극 검토될 것으로 보고 있다. 텐스토렌트가 고객으로부터 설계 주문을 받은 반도체를 라피더스가 위탁 생산하는 방식이다. 닛케이는 "이러한 방식을 적용하면 라피더스는 텐스토렌트를 통해 고객사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며 "(도쿄 거점 설립으로) 일본인 기술자들이 첨단제품 생산에 투입될 기회가 늘어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켈러 CEO도 "스피드를 중시하는 라피더스와의 협업으로 일본 내 사업에서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