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이 축출된 것을 틈타 시리아 영토에 대규모 공습을 가하고 있다.
10일(현지 시간) CNN과 BBC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지난 48시간 동안 시리아 정부군의 전략무기가 남아 있는 군사시설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단행했다. 이스라엘 해군은 알바이다항과 라타키아항 두 곳을 타격해 해군 함정 15척과 미사일 수십 기를 파괴하고 이스라엘 공군과 지상군도 시리아 전역을 상대로 총 480회의 공습을 감행했다. 이를 통해 시리아의 군사 역량 80%를 파괴했다고 이스라엘군은 밝혔다. 앞서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은 시리아 반군 세력을 향해 “누구든 알아사드의 발자취를 따르는 이는 그와 같은 말로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스라엘은 이번 대규모 공습에 대해 시리아에 남아 있는 전략무기가 반군 세력에 넘어가지 않기 위해 공격했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이스라엘이 시리아 내부의 불안정을 이용해 영토를 빼앗으려 한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스라엘군이 완충지대를 벗어나 시리아 영토 깊숙이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이 같은 우려는 더욱 커지는 양상이다.
시리아 내 혼란이 이어지자 시리아 반군 핵심 조직인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의 수장 아부 무함마드 알졸라니는 이날 처음으로 서방 언론을 통해 추가 전쟁은 없을 것이라며 3개월간의 과도정부 체제로 정국을 운영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예이르 페데르센 유엔 시리아특사는 반군이 포용적 과도정부를 구성하면 HTS를 테러단체 목록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도 성명을 통해 “시리아의 정치적 전환은 신뢰할 수 있고 포용적이며 비종파적인 거버넌스(통치)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러시아는 시리아 서쪽 해안에 구축한 타르투스 해군기지와 북서부 라타키아 인근 흐메이밈 공군기지를 유지하기 위해 반군과의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가 시리아 내전에서 정부군을 지원한 데다 알아사드 대통령의 망명 신청을 수용해 협상은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