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오는 12일(현지시간) 새로운 총리를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야권의 동의를 얻지 못할 경우 또 다시 불신임될 가능성도 크다.
AFP 통신은 11일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마크롱 대통령이 폴라드 방문 일정을 마친 뒤 복귀하는 오는 12일 새 총리를 임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5일 미셸 바르니아 총리가 사퇴한 지 일주일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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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프랑스 하원은 지난 5일 좌파 연합 신민중전선(NFP)이 발의한 정부 불신임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331표로 안건을 통과시켰다. NFP, 극우 정당과 그 동조 세력이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 내년도 예산안을 둘러싸고 야당과의 갈등이 빚어오던 바르니에 총리는 지난 9월 취임한 지 3개월 만에 물러나면서 최단기 총리로 기록됐다. 프랑스 내각이 의회 불신임으로 총사퇴하기는 1962년 조르주 퐁피두 내각 이후 62년 만이다.
프랑스 내각이 출범 3개월 만에 붕괴하면서 야권으로부터 퇴진 압박을 받아온 마크롱 대통령은 임기를 끝까지 완수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5일 생중계된 대국민 연설에서 "프랑스 국민이 나에게 민주적으로 위임해준 임기는 5년이며, 이를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며 며칠 내로 차기 총리를 지명해 혼란을 수습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는 대통령제와 의원내각제가 혼합된 이원집정부제를 채택해 대통령은 총리 임명권을, 의회는 정부 불신임권을 행사할 수 있다.
그러나 새 총리가 임명되더라도 당분간 정국이 안정을 되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압도적인 점유율의 다수당이 나오지 않은 현재의 의석 구조에 비춰 어느 정당 출신의 총리가 임명되더라도 또다시 불신임당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지난 7월 초 조기 총선에서 하원 내 의석수를 가장 많이 가져간 NFP 내 극좌 정당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마틸드 파노 하원 원내대표는 NFP 출신이 아닌 총리를 임명하면 새 정부도 불신임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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