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수도 관청에서 이슬람국가(IS)의 자살폭탄테러로 현직 장관이 사망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12일(현지 시간) AP AFP 통신에 따르면 전날 카불 시내 난민부 청사에서 자살폭탄테러가 발생해 칼릴 라흐만 하카니(58) 난민부 장관을 포함해 7명이 숨졌다.
IS는 성명을 통해 테러범의 사진을 공개하며 "그가 본부 내부의 보안 장벽을 뚫고 침투한 뒤 폭탄 조끼를 터뜨렸다"고 범행이 자신들의 소행임을 밝혔다.
이번 테러는 탈레반이 2021년 재집권한 이후 처음으로 장관급 인사를 표적으로 한 공격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희생된 하카니 장관은 탈레반 재집권 이전 하카니 네트워크의 고위 지도자로 활동했으며 시라주딘 하카니 내무부 장관의 삼촌이다.
그는 과거 미국 정부로부터 500만 달러(약 71억7000만 원)의 현상금이 걸린 인물이었으며 유엔 제재 명단에도 포함돼 있었다.
탈레반과 IS는 같은 수니파 계열이지만 IS는 탈레반의 온건 노선과 미국과의 평화 협상을 비난하며 적대적 관계를 유지해왔다. IS는 2021년 8월 카불 국제공항에서 180여 명의 사상자를 낸 자살폭탄테러를 비롯해 시아파 모스크 연쇄 테러 등 대규모 테러를 감행했다.
탈레반 정부는 IS 은신처를 공격하는 등 격퇴 작전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지만 IS의 크고 작은 테러 위협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아프가니스탄 정세 전문가들은 "IS의 고위 관료 암살은 탈레반 정부의 통치 기반을 흔들기 위한 전략적 도발"이라며 "역내 불안정이 가중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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