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광폭 행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여당에서 잇달아 탄핵 이탈표가 나오자 이 대표가 사실상 탄핵 이후를 겨냥한 대선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대표는 12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민생현안 긴급 간담회를 열고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송치영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등 경제단체장들과 경제 현안을 논의했다.
이 대표는 “현재 환율이나 주식시장 등 경제가 매우 불안정한 것이 사실”이라며 “(민주당) 내부에서도 각종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단위가 있는데 현장의 말씀을 통해 대한민국 경제가 정치적 불안정성 때문에 피해 입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간담회에서는 민생 경제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소상공인 등의 피해를 최소화할 지원 방안이 논의됐다. 손 회장은 “기업 활동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는 상법 개정이나 법정 정년 연장 같은 사안들은 보다 신중하게 검토하고 반도체 같은 첨단전략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보조금 지원, 근로시간 규제 완화 같은 입법도 적극 검토해달라”고 제언했다. 송 회장은 “지역사랑상품권 확대, 한시적 세제 완화, 최저임금 구분 적용 등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달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간담회 이후 경제계와 상시적인 소통을 위해 정책위원회 중심의 핫라인을 개설한다고 밝혔다. 12·3 계엄 사태 이후 경제 불확실성이 짙어지고 있는 만큼 금융 등 구체적인 주제마다 관련 기업들과 민주당이 즉각 연결될 수 있는 통로를 만든다는 설명이다. 민주당은 또 여야정 비상경제점검회의에 경제계가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 대표는 종교계에도 손을 뻗으며 입지를 넓혔다. 이 대표는 이날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정순택 대주교를 예방해 “정치가 국민들께서 마음 편하게 일상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 오히려 국민들을 괴롭히는 것 같아 저도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여당이 대통령 탄핵을 놓고 사분오열하는 사이 이 대표가 대선 행보에 닻을 올린 것으로 평가했다. 계엄 후폭풍에 큰 피해를 입은 경제와 민생을 챙기며 정치 지도자로서 위상을 높여 중도층 표심을 끌어오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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