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이 해제된 후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전화해 “자네 덕분에 빨리 끝났구먼”이라고 말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조 청장은 최근 경찰 특별수사단 조사에서 윤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이렇게 끝나게 돼 죄송하다”고 하자 윤 대통령이 “수고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계엄령 선포 직후 조 청장 지시로 출입통제가 이뤄지던 국회는 오후 11시 6분께부터 30분간 통제가 풀렸다. 이후 국회의원 및 국회 관계자, 취재진 등은 출입이 허용됐고 이때 본회의에 참석하려는 국회의원들이 대거 국회에 진입했다.
조 청장은 오후 11시 37분께 당시 계엄사령관이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의 요청을 받고 계엄 포고령을 확인한 뒤 다시 국회를 전면통제했다.
윤 대통령은 계엄 발표 이후에도 조 청장에게 6번 전화를 걸어 “포고령도 발표됐으니 국회의원을 체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청장은 이러한 지시를 일선에 하달하지 않았다고 경찰 조사에서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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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청장은 여인형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수사관 100명을 지원해줄 것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등 15명의 위치추적 요청을 받았지만, 휘하 간부에게 “절대 협조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도 진술했다.
계엄 발표 2시간 전인 저녁 7시 20분께 윤 대통령 호출로 이뤄진 ‘안가 회동’에 대한 구체적인 상황도 조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이후 계획이 적힌 A4 용지 1장을 보여주면서 5분간 일방적으로 지시했다고 알려졌다. 오후 10시에 계엄령을 발령하고 11시에 국회를 장악하는 등의 계획이 시간 순서대로 적혀있었다.
조 청장은 함께 있던 김봉식 서울경찰청장과 안가를 나오면서 “이게 실제인 게 맞느냐. 우리 갖고 시험하는 것인가”라고 대화했다고 한다. 이후 공관으로 가 배우자에게 “말도 안 된다. 이게 국무회의에서 통과될 리 없다”며 지시 사항이 담긴 A4 용지를 찢었다고 조 청장은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긴급체포돼 남대문경찰서 유치장에 인치된 상태인 조 청장은 오는 13일 열리는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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