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2일 '비상계엄' 선포를 대통령의 고유한 통치 행위라면서 내란이 될 수 없다는 내용의 긴급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가운데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신임 원내대표 선출 직전 윤 대통령의 담화를 접하고 다소 당황해하는 듯한 모습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됐다.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렸다. 의원총회를 앞두고 권 의원은 본관 회의실 밖에서 대기 중이었다.
이 과정에서 권 의원은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소식을 접하게 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42분부터 10시11분까지 29분간 담화를 이어갔다.
SBS·MBC 등이 공개한 이날 현장 영상을 보면 휴대전화로 윤 대통령의 담화를 지켜본 권 의원은 "뭐 하는 거야 이게 지금"이라며 어리둥절해 하는 반응을 보였다.
이후 권 의원은 "아이씨"라고 작게 말하며 관계자에게 휴대전화를 넘겨줬다.
권 의원과 원내대표 후보로 함께 출마한 김태호 의원은 권 의원에게 "담화를 지금. 오늘 제일 중요한 날에"라고 말하자 권 의원은 "그러니까 왜 원내대표 선거 앞두고…"라며 웃어 보였다.
이어 김 의원은 "원내대표 선거를 다 잠식하는데"라고 말했고, 권 의원은 "그러니까"라고 공감한 뒤 "당 대표도 하고 대통령도 하고 뭔 내용인지도 모르겠고"라고 말했다.
해당 대화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이날 오전 9시30분쯤 국회 본관에서 연 긴급 기자회견과 같은날 윤 대통령의 담화를 함께 언급한 것으로 읽힌다. 김 의원은 "(원내대표 선거에) 관심이 없어지겠다"며 우려를 내비치기도 했다.
권 의원은 "(담화가) 본인이 계엄 선포에 이르게 된 과정이나 원인을 설명하는 것 아니냐"며 "아마 안 듣고 방에 있다가 투표만 하는 의원도 많을 것이다. 국회방송 중계가 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두 사람을 찍고 있던 한 취재진은 "이것도 라이브(생중계)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의원은 "아 그래요?"라고 물은 다음 "이 엄중한 시기에 서로 치고받는 토론까지 나갈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했다.
권 의원은 12·3 비상계엄 이후 위기에 몰린 국민의힘의 새 원내대표로 이날 선출됐다.
투표 결과 참여 의원 106명 중 과반인 72표(68%)를 얻어 34표(32%)를 받은 김 의원을 꺾었다.
검사 출신의 권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정치 입문과 대선 승리를 돕고, 정권 출범 후 첫 원내대표를 맡는 등 '친윤 핵심'으로 꼽힌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당선 직후 소감 발표에서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서로의 의견을 끝까지 듣는 힘과 아량을 가져야 한다"며 당의 화합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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