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20일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와 이민정책을 두고 오히려 미국 경제를 후퇴시키는 자충수가 될 것이라고 미국과 일본에서 경고의 목소리가 나왔다.
12일(현지 시각) 미국 정치전문 매체 더힐에 따르면 민주당은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트럼프의 불법 이민자 대규모 추방이 경기 침체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의회 경제공동위원회(JEC)의 민주당 의원들이 작성한 해당 보고서는 미국 내에서 불법으로 일하는 이민자 830만명을 추방할 경우 2028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이 7.4% 감소하고 고용이 7% 감소해 트럼프 2기에서 경제 성장이 사실상 멈출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는 현재 약 1100만 명에 달하는 미국 내 불법 이민자들을 모두 추방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보고서는 물가 관련해서도 130만 명의 이민자를 추방하면 2028년까지 물가가 1.5% 인상되고, 830만 명의 이민자를 추방하면 물가가 9.1% 인상될 것으로 추산했다.
JEC 의장인 마틴 하인리히 민주당 상원의원(뉴멕시코)은 "수백만 명의 이민자를 추방하려는 트럼프의 계획은 망가진 이민 시스템을 이끄는 핵심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신, 식료품 가격을 인상하고, 일자리를 파괴하고, 경제를 위축시킬 것이다. 그의 이민 정책은 무모하며 우리 경제에 돌이킬 수 없는 해를 끼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에서도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미국 경제 성장률을 깎는 자충수가 될 것이라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왔다. 13일(현지 시각)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 아시아경제연구소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트럼프 2기 관세 정책이 시행되면 2027년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1.1% 줄어들 수 있다고 추산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달 2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내년 1월 취임 당일 중국에 추가 관세에 더해 10% 관세를 더 부과하고, 멕시코와 캐나다에는 각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의 고관세는 무역 상대국 경제에도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7년 멕시코 GDP가 3.8%, 캐나다는 1.2% 각각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중국은 0.3% 하락에 그칠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일본은 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대미 수출이 늘어나 GDP가 0.2% 상승하는 것으로 예상됐다.
아시아경제연구소는 "트럼프 당선인이 내거는 자국 중심의 고관세 정책은 자신의 이익을 해치는 행위가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세계 경제 전체의 성장을 억제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