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12·3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을 14일 오후 4시 표결에 부친다. 야당은 “국민 승리의 날로 기록될 것”이라며 여야를 초월한 탄핵 찬성을 촉구했고 여당도 “계엄 선포는 중대한 잘못”이라고 인정해 헌정 사상 세 번째 대통령 탄핵이 현실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이 표결 전 의원총회에서 탄핵 반대 당론을 깰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회는 14일 오후 4시 본회의를 열고 윤 대통령 탄핵안을 상정해 표결에 나선다. 7일 국회의 1차 탄핵안 표결이 의결정족수 미달로 폐기된 지 1주일 만이다. 2차 탄핵안이 가결되면 윤 대통령의 직무는 곧바로 정지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3일 ‘12월 14일, 새로운 국민 승리의 날로 기록될 것’이라는 제목의 특별성명에서 “국민의 명령은 초지일관 한결같고 또 분명하다. ‘내란 수괴’ 윤석열은 지금 당장 물러나라는 것”이라며 “민주당은 그 준엄한 명령에 따라 내일 대통령 탄핵소추안 두 번째 표결에 돌입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부디 내일은 탄핵 찬성 표결에 동참해달라. 역사가 여러분의 선택을 기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당 의원 7명이 찬성 표결을 공개 예고해 탄핵안 가결까지 단 한 명만 남은 상황에서 이 대표가 국민의힘에 마지막 압박을 가한 셈이다.
여당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탄핵 찬성으로 입장을 선회하면서 이미 내부적으로 이탈표가 탄핵안 가결 ‘매직넘버 8’을 훌쩍 넘겨 두 자릿수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탄핵 찬성을 밝힌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 본관 앞에서 탄핵안 가결 촉구 1인 시위를 벌이는 등 ‘표 단속’이 무의미해진 상황이다.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유지하고 있는 국민의힘은 14일 오전 10시 의원총회에서 당론 변경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이날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분명히 잘못된 결정이었고 중대한 잘못이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밝혀 표결 참여는 의원 판단에 맡기는 ‘자유투표’ 방침을 세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당론이 ‘탄핵 찬성’으로 전격 뒤집힐 가능성도 제기한다.
한편 한국갤럽이 이달 10~12일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5%가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다. 반대는 21%에 그쳤다. 국회 앞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 촛불집회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수십만 명의 시민들이 모여 탄핵 가결을 촉구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