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장수 국무총리인 한덕수(75)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맡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 총리는 13일 현재 총 재임 기간 3년 5개월로 1987년 민주화 이후 가장 오랫동안 총리직을 수행 중이다. 14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통과되면 한 총리는 총리이자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국정 운영을 총괄한다.
한 총리는 지금까지 행정부를 통할하며 ‘내치’에 집중했지만 권한대행에 오를 경우 국군통수권과 외교는 물론 각종 인사권도 행사할 수 있다. 한 총리는 재정경제부 장관과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통상산업부 차관 등 경제·산업 분야 주요 정부 보직을 거쳤고 주미대사와 한국무역협회장까지 지내 외교는 물론 민간기업 생태계까지 이해의 폭이 넓다. 이 때문에 비상 시기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는 데 한 총리의 경륜과 관리 능력이 충분히 발휘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한 총리는 권한대행이 될 경우 최소한 현상 유지에 치중하겠지만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내년 1월 20일)이 코앞으로 다가온 만큼 정상 외교 등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 2기 정책 방향이 한국의 경제·안보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또 안정적인 탄핵 심판을 위해 현재 공석인 헌법재판관 3명을 임명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 총리 역시 계엄 사태 피의자로 수사 대상에 올랐고 추후 야당에서 탄핵을 추진할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한 총리는 이날 국회 긴급 현안 질의에서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계엄 동조자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자 “저는 그런 적이 없다”며 “적극적으로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한 총리마저 권한대행에서 물러나면 정부조직법이 정한 국무위원 서열에 따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차례로 대행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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