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시간으로 13일 저녁 7시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앞 라파예트 공원. 워싱턴촛불행동이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금요일 저녁임에도 50여명의 참석자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피켓과 야광봉을 들고 탄핵을 촉구했다.
“해외 동포, 언제나 대한민국 사랑하고 국민 존경…尹 탄핵해야”
해외촛불행동의 이재수 코디네이터는 성명서 낭독에서 "12.3 내란 사태는 철저하지 못한 준비로 좌절된 것이 아니라 민주화와 평화, 정의를 위해 싸워 온 우리 국민들의 집단적 지성과 투쟁의 결과로 막아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 해외 동포들은 언제나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국민들을 존경한다"며 "국민의 목소리는 분명하고도 명확하다. 총과 장갑차를 앞세워 국민을 협박하고 민의의 전당, 국회를 침탈한 윤석열은 더 이상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볼티모어서 2시간 차몰고 와…가만히 있을 수 없어 나왔다”
0도의 날씨에 바람까지 불어 체감온도는 더 낮은 상황이었지만 집회는 탄핵 구호와 노래에 맞춘 율동, 자유 발언 등으로 열띤 분위기를 보였다. 자유 발언에서 마이크를 잡은 한 여성은 백악관 앞까지 볼티모어에서 차로 2시간을 운전해서 왔다고 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한 행위는) 살인 미수"라며 "총을 들고 국회에 갔고 군대가 동원됐다. 잡아가서 그 분들을 어떻게 했을지 어떻게 아느냐. 살인미수인 사람이 어떻게 아직까지 국군을 통수하고 있느냐"고 따져물었다.
이날 집회를 보고 지나가던 외국인들도 박수를 치며 호응을 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어머니가 한국 사람이라고 말한 20대 직장인 스티비 씨는 "계엄령 뉴스르 보고 정말 놀랐고 우울했다"며 "이후 뉴스에서 한국의 모든 사람들이 시위를 하는 것을 봤다고. 조국에서 큰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나왔다"고 말했다.
“재외동포로서 창피…계엄령 다신 있어선 안돼”
조지워싱턴대학교에 다니는 20대 대학생 김송아린씨는 "친구들이 '한국은 선진 민주주의 국가인줄 알았는데, 쿠데타가 일어난 것이냐'는 식으로 6명이 나에게 물어봤다"며 "재외동포로서 창피하다는 말에 정말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계엄령은 다신 있어서는 안된다. 국민의힘이 당론을 앞세워서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없게 하는 상황도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70대 “고국의 젊은이들에 너무 고마워”
72세 이기복씨는 "고국에 있는 젊은이들에게 너무 고마워서 한말씀 드리려고 왔다"며 "이 추위에 젊은이들이 나와서 응원봉을 들고 노인들보다 더 앞서서 윤석열을 몰아내려고 외쳤다.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젊은이들에게 절을 하고 싶다"며 고개를 깊이 숙였다.
“케이팝으로 쌓아올린 국격, 완전히 추락시켜”
한 남성은 "재외동포들이 계엄령 사태를 보고 모두 창피하다고 생각한다"며 "케이팝 등으로 쌓아올린 한국의 국격을 완전히 추락시켰다"고 비판했다. 한 60대 신행우씨는 "계엄령이 대한민국의 경제를 망가뜨리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며 "망가진 경제도 회복해야 하기에 동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계엄령을 보고 크게 부끄럽고 한국인으로서 창피했다"고 말했다. 행사 주최측인 조현숙씨는 "이번 주에 미국 13개 도시에서 집회가 열릴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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