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승환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 무대에 올라 "주문을 외워보자, 내려와라 윤석열"이라고 외쳤다.
이승환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탄핵 촛불 문화제'에서 무대 위에 올라 자신을 "탄핵 집회 전문 가수"라고 소개하면서 "2016년 박근혜 퇴진 집회, 2019년 검찰 개혁 조국 수호 집회 이후 이런 집회 무대는 다시 안 설 줄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시 이 무대에 서게 된 건, 제 나이쯤 되는 사람 중 정신 제대로 박힌 사람이라면 '무엇이 되느냐'보다 '어떻게 사느냐'가 더 중요한지 생각하게 된다"며 "막상 무대에 오르니 춥다. 가수에겐 쥐약이다. 앞으로 내가 이 무대에 서지 않아도 되는, 피 같은 돈을 기부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오길 바란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승환은 이날 '세상에 뿌려진 사랑만큼', '사랑하나요', '덩크슛'을 열창했다. 덩크슛 가사를 개사해 "주문을 외워보자, 내려와라 윤석열. 내려와라 윤석열"이라고 외쳤다.
이승환은 "국민의힘이 '질서 있는 퇴진'이라는 말장난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자기들끼리는 너무 무질서하다"며 "우리가 질서 있는 시위, 성숙한 시민 의식이 무엇인지 보여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그 모습으로 계셔서 놀랐다"고 말했다.
이승환은 12일 윤 대통령 담화를 보고 너무 놀랐다며 "정말 '입벌구'(입만 벌리면 거짓말)이다. 조사와 부사를 빼면 다 거짓말"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나를 (공산당으로) 오해하는데 내 출신은 부산, 강남 8학군 출신이다. 보수 엘리트 코스 밟은 사람이다. 오죽했으면 이렇겠나. 난 자본주의, 민주주의다. 내일은 무조건 끝내길, 집회 더 이상 안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승환은 9일 '촛불행동'에 1213만원을 기부하면서 "돌아오는 토요일(14일)에 꼭 탄핵되길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14일 오후 4시 윤 대통령의 두 번째 탄핵소추안 표결이 진행된다. 지난 7일 진행된 탄핵소추안은 국민의힘 의원 105명이 표결에 불참하면서 의결 정족수 미달로 폐기됐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