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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버스에서도 “탄핵하자” 한 목소리… 표결 앞두고 여의도 '인산인해'

경찰 비공식 추산 19만8000명

곳곳에서 보수 측과 충돌 발생

경찰도 횡단보도 통제 등 조처

한때 여의도역 등 무정차 통과

14일 여의도 공원에 모인 시민들이 깃발을 흔들고 있다. 채민석 기자




“여러분! 오늘 탄핵 꼭 처리합시다!”

“네!”

14일 오후 2시 여의도공원으로 가는 5713버스. 버스 내부는 12·3 사태를 비판하며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기 위한 집회에 참가하려는 시민들로 가득했다.

여의도 전경련회관 앞에 도착하기 전 버스 기사가 “집회 가시는 분들은 이 곳에서 내려 10분 걸어가면 합류할 수 있습니다”고 말하자 탑승하고 있던 시민들은 입을 모아 “네!”라고 외쳤다.

이어 한 시민이 “오늘 꼭 탄핵을 처리하자”고 소리치자 탑승객들은 더 커진 목소리로 함성을 질렀다. 버스에 타고 있던 20대 정 모 씨는 “평소 버스 분위기는 삭막하지만, 이날만큼은 모두가 한 뜻으로 이 버스에 타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며 “반드시 오늘 윤석열 대통령은 탄핵돼야 한다”고 말했다.

여의도에 모인 시민들의 통행을 위해 경찰이 도로 통제를 하고 있다. 채민석 기자


여의도공원은 인산인해였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경찰 비공식 추산 19만 8000명의 시민이 여의도 일대를 가득 메웠다. 시민들은 저마다 손에 “윤석열을 탄핵하자”, “내란수괴 끌어내자”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었다. 이번 사태 이후 진행된 집회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던 응원봉과 재치있는 문구가 적힌 깃발들도 곳곳에 보였다.

여기저기에서 충돌도 발생했다. 한 시민이 ‘탄핵 반대’ 등의 내용이 적힌 현수막을 들고 “탄핵은 미친 짓”이라고 외치자 주변에 있는 시민들이 “뭐하는 짓이냐”라며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붉은색 점퍼를 입은 한 중년 남성이 “기각해야 한다”며 노래를 부르자 인근 시민들이 따가운 눈초리를 보냈다.



이날도 앞선 집회와 마찬가지로 축제 분위기 속에서 집회가 진행됐다.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 노래를 따라 부르던 대전 출신 20대 A씨는 ”대통령 담화를 보고 화가 나서 왔다”며 “이번 주에 탄핵이 되지 않으면 다음주에 또 나오겠지만, 오늘이 마지막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양시에서 온 장 모(42) 씨는 “즉각 체포를 해야 한다. 수괴가 잡히지 않으면 꼬리자르기에 불과하다”며 “지금 1020 세대 여학생들도 많이 나와서 평화적으로 집회가 진행되고 있다. 한 번 할 때 끝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시민단체도 집회 현장을 찾았다. 이지현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대통령은 군대를 동원해 헌법을 파괴하고 힘겹게 지켜온 민주주의를 무너뜨렸다”라며 “1분 1초도 더 대통령으로 두면 안된다. 탄핵이 답이다”라고 외쳤다.

시민들이 몰리면서 경찰들도 인파관리에 나섰다. 횡단보도를 지나는 시민들의 줄이 끝없이 이어지자 경찰은 횡단보도에서 한참 떨어진 곳에서부터 진입하는 시민들을 통제했다. 일부 시민들은 응원봉을 들고 질서유지를 돕고 있었다. 서울교통공사는 인파가 몰리자 여의도역과 국회의사당역 무정차 통과 조처를 했다.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하는 내용의 상여가 있는 모습. 이승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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