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뒤 윤 대통령이 “포기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긴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를 본 시민들은 “끝까지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14일 오후 5시께 국회의사당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찬성 204표로 가결됐다고 선포한 지 1시간 20여분 후 윤 대통령은 입장문을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오늘 국회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는 모습을 보면서 처음 정치 참여를 선언했던 2021년 6월 29일이 떠올랐다”며 “뜨거운 국민적 열망을 안고 정치에 뛰어들었고, 한 순간도 쉬지 않고 온 힘을 쏟아 일해 왔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경제 회복, 원전 수출, 4대 개혁, 한미일 공조 복원, 글로벌 외교 등의 성과를 이뤘다고 말하는 등 스스로 자신의 공적을 치하하는 발언을 하자 여의도 일대에서는 야유가 나왔다. 한 시민은 ”본인이 한 잘못은 인정하지 못하고 계속 핑계만 대고 있다”며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 것 같다”고 분노했다.
윤 대통령이 “고되지만 행복했고 힘들었지만 보람찼던 그 여정을 잠시 멈추게 됐다. 그동안의 노력이 허사로 돌아가지 않을까 답답하다”며 “결코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 순간까지 국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이에 시민들은 “포기하라”고 비판했다. 여의도 집회를 지켜본 30대 시민 박 모 씨는 "전국민이 비상계엄과 탄핵을 거치며 나라걱정에 잠도 못 자고 고통의 나날을 보냈는데 여전히 자기 생각만 하는 모습에 뚜껑이 열린다"며 "탄핵이 끝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깨달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윤 대통령이 공직자에게 “소임을 다 해 달라”고, 정치권에 “폭주와 대결의 정치에서 숙의와 배려의 정치를 해 달라”고 당부하자 시민들은 고개를 저었다. 여의도 집회에 참석한 정 모(32) 씨는 “계엄을 선포한 사람이 폭주와 대결의 정치를 운운하며 바른 말 하는 척하는 모습을 보니 웃기지도 않는다”라며 “정치권이 폭주할 때 본인은 폭음을, 대결 할 때는 대작을 하지 않았냐”고 날 선 반응을 보였다.
입장문을 다 본 이 모(29) 씨는 “자신만의 세상에 갇혀 있는 것 같다. 입장문 처음부터 끝까지 본인 치하하는 거 보고 소름끼칠 지경”이라며 "특히 지각을 밥 먹듯이 하던 사람이 ‘밤낮 없이 뛰었다’고 하니까 헛웃음만 나온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 결과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가결됐다. 윤 대통령의 탄핵 여부는 헌법재판소에서 판단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헌법재판소 판결이 날 때까지 직무정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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