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1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주요 외신들도 소식을 속보 타전했다. 외신들은 특히 윤 대통령이 자신의 계엄을 옹호한 12일의 담화가 오히려 탄핵안 가결의 동력이 됐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날 미국 CNN과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영국 BBC와 파이낸셜타임스(FT) 등 해외 유력 매체는 윤 대통령의 탄핵안 가결 소식을 속보(Breaking News)로 전달했다. 대부분 매체가 탄핵안 국회 통과 이후의 일정에 대해 상세히 다루는 한편 NYT와 BBC 등은 라이브 창을 열어 한국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달하기도 했다. NYT는 국회 밖에 모인 시위대가 “한국 만세”라고 외쳤다는 사실 등에 대해서도 실시간으로 보도했다.
외신들은 특히 윤 대통령의 최근 담화가 탄핵안 가결의 불씨가 됐다고 지적했다. FT는 “윤 대통령은 그의 당이 투표를 보이콧하면서 지난 토요일 탄핵에서 살아남았지만 목요일 ‘끝까지 싸우겠다’고 맹세한 연설 이후 분위기가 그에게 불리하게 바뀌었다”고 짚었다. BBC 역시 “대통령이 계엄령을 내린 자신의 결정을 변호하는 반항적인 연설을 했다며 “그 연설이 사람들을 흥분시켰고, 사람들에게 그가 대통령직에서 내려오는 것을 보기 위해 더욱 결심하게 했다”고 분석했다.
NYT는 윤 대통령이 임기 내내 끊임없는 시위와 교착 상태에 시달렸으며 탄핵을 통해 반전을 꾀하고자 했으나 실패했다고 논평했다. 매체는 “1980년대 후반 군사 독재가 끝난 후 한국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광범위한 충격과 분노를 불러 일으켰다”며 “윤 대통령은 나중에 사과했지만, ‘누가 한국을 운영하고 있는지’에 대한 압력과 혼란이 날이 갈 수록 커졌다”고 해설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 역시 처음에는 침묵을 지켰지만 목요일 자신의 계엄령을 옹호한, 예상치못한 연설”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WP도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두 번째 투표 만에 가결됐다는 사실을 알리며 “윤 대통령의 사임 거부와 계엄령 선포가 옳았다는 그의 확신이 소속 정당 일부 의원들로 하여금 찬성표로 돌아서게 만들었을 것”이라고 봤다. 204명의 찬성표 중 국민의당 소속 의원 12명이 포함됐다는 사실을 지적한 것이다.
한편 외신들은 탄핵 이후의 일정에 대해 상세히 보도하며 한국이 불확실성에 돌입했다고 짚었다. 이날 BBC는 탄핵 소식이 알려지자 마자 “윤 대통령의 탄핵은 이제 법원에 달렸다”고 보도하며 전체 탄핵에는 수주일이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BBC는 이번주가 한국인들에게 매우 불안한 한 주가 됐다는 사실도 언급했으며, 차기 대통령 선거가 탄핵 관련 헌법 재판소 판결 후 60일 이내 열릴 수 있다는 일정에 대해서도 전했다. WP 역시 “탄핵 혐의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달렸으며 이 과정은 최대 6개월이 걸릴 수 있다”며 “한국이 이제 장기간의 불확실성에 돌입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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