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투표수 300…찬성 204표!”
14일 오후 5시께 서울 여의도힘 국민의힘 당사 앞. 초조함 반, 분노 반으로 ‘국민의힘 해체하라’를 연신 외치던 사람들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개표 결과가 곧 발표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제히 숨을 죽이고 귀를 쫑긋 세웠다.
애타는 침묵은 찬성 204표가 나오며 탄핵안이 가결됐다는 소식에 곧바로 환희로 바뀌었다. “제발 제발”이라고 혼잣말로 되뇌이며 초조한 마음으로 결과를 기다리던 이들은 환호의 함성을 터뜨리며 옆에 있는 가족과 얼싸안고 “우리가 해냈다”며 눈물을 훔치는가 하면, 애국가를 부르며 생면부지의 사람에게 “그동안 고생많았다”며 어깨를 토닥이기도 했다. 한 중년 남성은 “야~ 기분좋다”고 외치며 바닥에 앉아 연신 인증샷을 촬영했다.
대전에서 올라왔다는 배 모(45) 씨는 “너무 기쁘다. 눈물이 날 것 같다”며 “헌법재판소가 당연히 탄핵을 인용할 것이라 생각한다. 탄핵과 별개로 윤석열은 구속돼야 하고 무기징역을 받아야 한다. 내란이란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시민들은 여당 의원 대다수가 반대표를 던졌다는 소식에 분노와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들은 환호하면서도 ‘국민의힘 해체’ ‘윤석열 체포’ 구호를 멈추지 않았다. 당사를 바라보며 “XXX들아” “다신 보지 말자”고 목청을 높이는 사람들도 있었다.
국회의사당 쪽에서 개표 결과를 확인한 뒤 빠져나온 시민들도 가세하면서 함성은 더 커졌다. 이들은 박수를 치고 기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국힘도 체포하라” “반대 96표(정확히는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라고 외치며 당사 건물을 흘겨봤다.
서대문구에서 온 박 모(48) 씨는 “너무 좋지만 아직도 싸움이 끝나지 않아서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다”며 “찬성표가 생각보다 적게 나와서 여당이 아직 정신을 못 차렸다고 본다. 국민의 의식과 전혀 맞지 않는 판단을 내린 의원들은 업보를 되돌려받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고려대 재학생 김석규(22) 씨는 “탄핵안이 당연히 지난주에 가결됐어야 하는데 여당이 지난주 표결에 불참함으로써 (윤석열에게) 시간을 일주일 벌어준 것에 대해 유감”이라며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정한 여당은 응당한 책임을 져야 된다. 통합진보당이 해산당해야 할 정당이었다면 국민의힘도 해산당해야 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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