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가장 커다란 타격을 받았던 극장가가 탄핵 정국 장기화 우려에 따른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모아나 2’를 비롯해 ‘히든 페이스’ ‘소방관’ 등 ‘창고 영화’들이 예상 밖의 흥행 돌풍을 일으켜 모처럼 연말 극장가에 청신호가 켜졌지만 예기치 않았던 12·3 비상계엄으로 인해 비상이 걸린 것이다. 이에 추억의 명작 등을 재개봉해 스크린을 채우고 연말 기대작들도 크리스마스 전후로 개봉 일정을 확정하는 등 정국 상황을 지켜본다는 전략을 새롭게 짜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CGV를 비롯해 롯데시네마 등이 잇달아 재개봉 작품을 공개했다. 우선 CGV는 ‘양조위 특별전’ ‘IMAX 마스터피스’, 드라마 미생(13화)를 상영하는 ‘미생: 더할 나위 없었다’ 등을 선보인다. ‘양조위 배우전’은 18일부터 31일까지 CGV 아트하우스에서 진행되며 ‘무간도' ‘중경삼림’ 등 11편을 상영한다. ‘IMAX 마스터피스 기획전’은 오는 17일까지 진행되며 ‘인터스텔라’, ‘덩케르크’ ‘듄’, ‘듄: 파트2’가 관객들과 만난다.
롯데시네마는 세계 최초로 4K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이터널 선샤인’을 오는 18일 단독 개봉한다. 이 작품은 국내위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 개봉 후 20주년이 지난 지금도 로맨스 영화의 수작으로 꼽힌다.
극장가가 한국인이 사랑하는 명작들을 재개봉하는 것은 탄핵 정국 장기화에 따른 전략인 것으로 풀이된다. ‘히든 페이스’ ‘소방관’ 등 코로나 ‘창고 영화’들이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연말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었지만 예상하지 못했던 탄핵 정국으로 비상이 걸린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모아나 2'가 260만, ‘소방관’이 150만을 돌파해 극장가에 모처럼 화색이 돌았고, 연말 대작에 대한 기대감도 높았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이처럼 업계가 살얼음판을 걷듯 조심스럽게 정국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CJ ENM(035760)은 현빈·박정민을 내세운 ‘하얼빈'을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는 송중기 주연의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의 개봉을 확정했다.
‘하얼빈’은 1909년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하기 위해 행동에 나선 독립군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하나의 목적을 향해 하얼빈으로 향하는 이들과 이를 쫓는 자들 사이의 숨막히는 추적과 의심을 그린 작품으로 ‘내부자들' ‘남산의 부장들’의 우민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24일 개봉.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은 IMF 직후 머나먼 타국에서 이방이 된 한국인들의 성장과 갈등을 담아낸 작품이다. 희망을 품고 콜롬비아 보고타로 향한 국희(송중기)가 보고타 한인 사회의 실세 수영(이희준), 박병장(권해효)과 얽히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3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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