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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체제’ 5개월 만에 붕괴…국힘 또 비대위로

◆최고위원 5명 사퇴 지도부 해체

韓, 15일 대표 사의 표명 할듯

나경원·원희룡 비대위원장 거론

당내 친한계 분화·고립 불가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뒤 의원총회장에서 나와 굳은 얼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가결의 후폭풍이 국민의힘을 휩쓸며 한동훈 대표 지도 체제가 출범 5개월 만에 해체 수순에 들어갔다. 한 대표가 탄핵 가결의 책임을 묻는 당내 사퇴 요구에 직면한 가운데 친윤(친윤석열)계는 선출직 최고위원 전원 사퇴 직후 곧바로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절차에 돌입하며 당권 장악에 나섰다. 한 대표는 16일 대표직 사퇴를 포함한 자신의 거취를 밝힐 예정이다.

15일 여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한동훈 지도부’ 해체에 따른 비대위 체제 전환 착수를 검토하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전날 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 직후 지도부 총사퇴를 결의한 데 이어 선출직 최고위원 5명(장동혁·김재원·인요한·김민전·진종오) 전원이 탄핵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밝힌 것에 대한 후속 조치다. 전국위원회 의장인 이헌승 의원은 “당헌에 따르면 선출직 최고위원 4인 이상의 사퇴로 궐위시 전국위 의장이 비대위 설치를 위한 후속절차를 지체없이 진행하도록 규정돼 있다”며 비대위 체제 전환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올 7월 출범한 한동훈 지도부는 5개월 만에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게 됐다.

한 대표는 전날만 해도 “당 대표 직무를 수행할 것”이라며 사퇴 요구를 일축했지만 이날 입장을 바꿔 사퇴를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원내지도부는 16일 한 대표의 기자회견을 통해 거취가 결정되면 비대위 체제 전환을 공식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친윤계는 차기 비대위원장 물색에 나섰다. 중진 의원들은 “혼란을 수습할 경험이 풍부한 정치가로 비대위원장을 추대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5선 중진인 권영세·나경원·김기현 의원에 총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맞섰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도 거론된다.

한 대표가 물러날 경우 당내 친한계의 분화와 고립도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친한계인 장동혁·진종오 최고위원은 사의를 표하면서 한동훈 지도부 해체에 힘을 보태 사실상 한 대표와의 결별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공개적으로 탄핵에 찬성한 친한계 의원들에 대한 당내 비판 여론도 거세다. 탄핵안 가결 직후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탄핵 찬성파’ 비례대표인 김예지·진종오·한지아 의원을 겨냥한 탈당 요구가 쏟아졌다. 두 차례의 탄핵안 표결에서 모두 찬성표를 던진 김 의원이 “차라리 나를 제명해달라”고 요구하자 친윤계 의원들은 “비례대표로 쉽게 국회에 들어와 당론까지 어기면서 물을 흐렸다”며 탈당을 촉구하기도 했다. 비례대표는 스스로 탈당하면 의원직을 잃지만 제명이나 출당되면 무소속으로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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