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개발사 신영이 '브라이튼 해운대' 사업을 철회하고 부지를 매각했다. 공사원가가 올라 수익성이 악화된 데다가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내년에도 부동산 경기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자 선제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부동산 개발업계에 따르면 신영은 부산 해운대구 우동 956-59 일원 부지 2673㎡를 지난 10월 31일 무궁화신탁에 매각했다. 이 부지는 신영이 지난 2021년 11월 학교법인 안당학원으로부터 138억 원에 매입한 것으로, 신영의 하이엔드 브랜드인 '브라이튼'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신영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가 악화되면서 올 초 사업계획에서 매각을 결정한 부지"라며 "분양시장 상황과 수익성 등을 고려한 결정이었으며 나머지 서울과 수도권에서 진행하는 사업들은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영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부산의 분양시장이 포화 상태라는 판단에서다. 지난 10월 기준 부산의 미분양 주택은 1만 8307가구로 경기도(3702가구)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다.
최근 2~3년간 공급 물량이 폭증하면서 아파트 매매값도 떨어지는 추세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2월 2주 자료에 따르면 부산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 대비 0.06% 하락하며 지방 평균(-0.05%)보다 크게 떨어졌다. 특히 해운대구(-0.11%), 남구(-0.07%) 등 주요 지역은 연달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신영의 '브라이튼'은 3.3㎡(평)당 가격이 1억 원을 웃도는 하이엔드 브랜드다. 지난해 10월 입주를 시작한 '브라이튼 여의도'는 최근 전용면적 113.97㎡가 48억 8200만 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시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방 미분양이 적체되면서 분양가를 크게 올릴 수 없는 가운데 자잿값 등 공사원가가 치솟으면서 수익성이 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건설업계가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면서 이같은 사업 철회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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