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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권 조작하고 라면·김치 200만원 구입… 지방의회 천태만상

권익위, 전국 지방의회 해외 출장 실태 점검

[연합뉴스 자료사진]




항공권 가격을 부풀리는 등 예산을 부정 지출한 지방의회 의원들이 덜미를 잡혔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최근 3년간(2022년 1월~2024년 5월) 전국 243개 지방의회 의원들의 국외 출장 실태를 점검한 결과, 항공권 조작·여비 청구 등의 문제가 대거 적발됐다고 16일 밝혔다. 지방의회 의원들은 이 기간 915건의 출장을 가며 355억원을 썼다. 지자체 예산으로 가는 출장에 지방의원이 동행한 경우(총 1400건)까지 포함하면 총 400억원을 썼다.

권익위에 따르면 지방의원 출장의 44.2%(405건)는 항공권을 위변조해 실제보다 많은 금액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의원이 해외 출장에서 먹기 위한 술, 숙취 해소제, 영양제 등 물품을 구입한 경우(19.5%)도 있었다. 한 지방의회는 항공권 가격을 변조해 출장비를 800만원 가까이 부풀렸고 또 다른 지방의회는 라면과 김치 등을 200만원 넘게 사들였다.



지방의원 의전을 위해 과도하게 많은 직원이 동원됐고, 추가 출장 경비를 의원이 대납한 사례(13%)도 있었다. 이는 공직선거법이 금지하는 의원의 기부 행위에 해당한다는 게 권익위 설명이다. 또 지방의원이 자신의 출장을 스스로 심사(8.6%)하고, 관광지 입장료를 예산으로 지출한 경우(3.6%)도 있었다.

권익위는 허위 비용 청구 등 위법 행위에 대해 수사기관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징계, 환수, 과태료 조치가 필요한 사안은 자지체와 지방의회에 통보할 예정이다.

권익위는 “지방의원들이 현재 공무 국외 출장심사위원회 심사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은데 동료 의원과 관계, 향후 자기 출장을 고려해 공정한 심사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심사위 의원을 전원 외부 인사로 구성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적절한 국외 출장을 근절하고 정말 필요한 출장만 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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