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이 본격화되자 시민들의 관심이 헌법재판소 홈페이지로 집중되고 있다. 탄핵 찬성과 반대를 지지하는 세력들이 게시글을 통해 각자의 목소리를 내며 주말 동안 서울 광화문과 여의도에서 있었던 집회 신경전이 사이버상으로 확전되는 분위기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이날 오후 3시 기준으로 ‘탄핵’과 관련된 글이 3만 9000건 이상 게시됐다. 평소 1~3개의 게시물이 올라왔던 것에 비해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주말 이후 관련 게시글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입장은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탄핵 인용을 촉구하는 글을 올린 이 모 씨는 “12월 3일 느닷없이 선포된 비상계엄은 정말 충격적이었다”며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고 책임져야 할 대한민국 대통령이 이유도 없는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면, 그것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면 무엇이 옳은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홍 모 씨는 “우리 선배들과 부모님들이 땀과 피로 지켜낸 자유와 민주주의를 다시 한번 군대를 이용해 짓밟으려 했던 내란 세력들을 탄핵해달라”며 탄핵 찬성 글을 올렸다.
반면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세력에서는 이번 계엄령이 정당했다는 의견이 많다. 최 모 씨는 “계엄령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고 우리나라의 상황에서는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며 윤 대통령을 지지하며 탄핵 반대를 외쳤다. 박 모 씨는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탄핵소추안의 근거가 부실하다. 그 근거는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뉴스 기사들뿐이다”며 “부디 사실에 입각한 합리적인 판단을 내려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기각을 촉구했다.
한편 일부 시민단체들은 헌재 앞에서 집회를 할 계획을 밝혔다. 진보 성향 단체인 촛불행동은 이날부터 탄핵 심판이 마무리될 때까지 매일 오후 7시 헌재 앞에서 촛불 문화제를 열기로 했다. 보수 성향 단체도 헌재 앞에서 집회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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