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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스토리_최고령 우승과 시니어 오픈 제패한 코리안 탱크[10 GOLF STORIES in 2024]<5>

50대 중반에도 멈춤 없이 필드 위에서

역사를 써내려가는 한국 男골프 ‘레전드’

최경주. 사진 제공=KPGA




올해 최경주는 만 54세의 나이에도 끊임없는 도전 정신과 자기관리로 ‘노장은 죽지 않는다’라는 말을 몸소 보여줬다. 그것도 한국과 미국 두 무대에서 말이다. 한국에서는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역대 최고령 우승 기록을 갈아치웠고, 미국에서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챔피언스에서 메이저 대회인 더 시니어 오픈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먼저 한국 골프계를 들썩이게 만든 사건은 5월 KPGA 투어 SK텔레콤 오픈에서 나왔다. 이 대회에서 최경주는 박상현을 2차 연장에서 제압하고 2012년 10월 CJ 인비테이셔널 이후 11년 7개월 만에 KPGA 투어 우승을 차지했다. SK텔레콤 오픈에서만 4승째로 국내 무대 통산 17승째다. 1970년 5월 19일생으로 우승한 당일이 생일이었던 최경주는 자신의 54번째 생일 자축과 함께 2005년 KT&G 매경오픈에서 최상호가 세웠던 KPGA 투어 역대 최고령 우승 기록(50세 4개월 25일)도 바꿔 놓았다.

무엇보다 빛났던 순간은 위기가 닥친 1차 연장이었다. 18번 홀(파4)에서 치러진 첫 연장 승부에서 최경주는 두 번째 샷을 그린 앞 페널티 구역(워터 해저드)에 빠트리는 듯했다. 그런데 개울 속 작은 섬 형태의 러프에 볼이 있었고 세 번째 샷을 핀에 붙여 박상현과 함께 파로 마쳤다. 허무하게 끝나버릴 수도 있었던 위기에서 포기하지 않은 베테랑의 투혼이 빛을 발하면서 그는 결국 2차 연장에서 박상현을 꺾을 수 있었다.

최경주는 두 달 뒤 또 하나의 역사를 썼다. 영국 스코틀랜드 커누스티 골프링크스(파72)에서 열린 더 시니어 오픈에서 우승한 것. 더 시니어 오픈은 미국과 유럽의 시니어 투어인 PGA 투어 챔피언스와 레전즈 투어의 메이저 대회다.



PGA 투어 한국인 첫 우승과 최다 우승(8승)의 주인공인 최경주는 이 대회 우승으로 한국인 최초로 시니어 메이저 대회 챔피언의 자리까지 올랐다. 2020년부터 시니어 무대에 뛰어든 그는 2021년에는 퓨어 인슈어런스 오픈 정상에 올라 한국인 최초의 PGA 투어 챔피언스 우승자가 됐다. 경기 후 그는 “유럽에서 가장 큰 무대인 더 시니어 오픈을 제패했으니 미국에서 가장 큰 대회인 US 시니어 오픈도 이제 우승해봐야죠”라며 꺼지지 않는 열정을 드러냈다.

양용은. AFP연합뉴스


최경주와 함께 시니어 무대에서 뛰는 양용은도 올해 9월 어센션 채리티클래식 우승으로 한 방을 보여줬다. 2009년 메이저 대회 PGA 챔피언십에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를 꺾고 아시아 국가 출신 최초로 메이저 대회를 제패했던 그는 이번엔 ‘시니어 최강’ 베른하르트 랑거(독일)를 연장에서 물리치고 시니어 무대 첫 우승 트로피를 품었다. 2022년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그는 데뷔 3년 만이자 72번째 출전 경기 만에 첫 우승을 일궈내 최경주에 이어 한국인으로서는 두 번째 PGA 투어 챔피언스 우승자가 됐다.

[서울경제 골프먼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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