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후변화 대응 차원에서 전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이 화석연료 발전을 대체하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전체 전기 발전량 가운데 재생에너지 전기 비중이 30%(2023년 기준)를 넘어섰다. 태양광과 풍력 비중은 12%에 달했다. 이 추세라면 2030년까지 전 세계 발전량에서 재생에너지 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5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생에너지 급증은 각국의 에너지 안보 강화 노력 때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위기로 정치·군사적 위기가 에너지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재생에너지의 장점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지난해 세계 신규 발전설비 투자 (8200억 달러) 중 재생에너지 설비 투자가 약 80%(6천 590억 달러)를 차지했다.
중국과 미국이 전 세계 재생에너지 확대를 주도하고 있다. 중국의 재생에너지 보급 속도는 놀라울 정도이다. 지난 한 해 동안 전 세계 태양광 설치 용량이 500GW인 가운데 중국은 태양광 217GW, 풍력 76GW 등을 합해 293GW를 설치했다. 미국은 재생에너지 발전량(959TWh) 측면에서 중국(2,625TWh)에 이어 세계 2위이다. 미국 재생에너지 산업은 육상 풍력발전에 크게 의존하면서 태양광을 확대하고 있는 중이다. 미국 전역에 걸쳐 재생에너지 투자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조 바이든 정부 동안 발표된 민간 투자 8,980억 달러 중 재생에너지가 1,600억 달러를 차지할 정도다. 대부분의 재생에너지 투자가 공화당 세가 강한 텍사스를 비롯한 지역에 집행되고 있어 트럼프 2기 정부에서도 재생에너지 확대 추세는 멈추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낮은 ‘재생에너지 후발주자’다. 2023년 기준 우리나라의 신재생 에너지 발전은 전체 전력믹스의 불과 9.64%에 그친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33.49%)을 크게 밑돈다. 특히 풍력발전은 2022년 전체 발전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5%에 불과하다. 국내 태양광 설치는 2020년 5.5GW로 정점을 찍은 이후 계속 줄어 현재는 2GW까지 줄었다.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전환은 기후대응 차원에서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국제사회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전기의 3배 확대 합의를 위해 2500만 킬로미터의 전력망을 건설하고 1500기가와트(GW)의 에너지 저장 시스템이 필요하다.
재생에너지 확대가 현재는 전기생산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냉난방 등 열공급 부문과 연료 부문으로 확대돼야 한다. 열공급 부문에서는 히트 펌프 사용 등으로 9.9%만 재생에너지 기반이고 바이오연료 비중은 3%에 불과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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