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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재무장관, 트럼프 대응 두고 총리와 충돌 후 전격 사임

"국가를 위한 최선에 길에 대해 이견 갈려"

"관세 위협은 심각한 도전…재정건전 유지해야"

상품·서비스세 면제 등 선심성 정책에 작심 비판

지난해 11월 열린 기자회견에서 촬영된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캐나다 부총리 겸 재무부장관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정책에 대한 대응을 놓고 쥐스탱 트뤼도 총리와 충돌했던 프리랜드 캐나다 재무장관이 전격 사임했다. 트뤼도 총리는 프리랜드 후임으로 트럼프의 플로리다 마러라고 자택에 동행했던 최측근 도미니크 르블랑 공공안전부 장관을 임명했다.

프리랜드 장관은 16일(현지 시간)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사직서를 공개하며 “트뤼도 총리가 13일 자신에게 다른 내각 자리로 옮길 것을 권했고, 심사숙고한 결과 사임하는 것이 실행 가능한 길이라고 결론지었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의 ‘공격적인 미국 우선주의’에 대한 대응책을 두고 총리와 갈등이 있었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프리랜드 장관은 “캐나다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트럼프 당선인의 위협은 캐나다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며 “이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면 재정 건전성을 유지해 관세 전쟁에 필요한 예비비를 확보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정치적 속임수를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트뤼도 총리와는 “국가를 위한 최선의 길에 대한 의견이 상충했다”며 갈등이 적지 않았음을 내비쳤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부총리 겸 재무부장관의 후임으로 자신의 최측근인 도미니크 르블랑 공공안전부 장관을 임명했다. 로이터연합뉴스


특히 재정 지출에 대한 이견이 컸다는 분석이다. 총리가 유권자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11월 상품 및 서비스세 면세 정책을 감행하며 국민 절반 가량에 250 캐나다달러(약 25만 원)를 지급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갈등이 표면화됐다. 정부 지출을 억제하겠다고 약속했던 프리랜드 장관으로서는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 된 셈이다. 프리랜드 장관이 사임을 발표한 이날은 재무부의 연방정부 재정 상황에 대한 의회 보고를 앞두고 있었다. 캐나다 정부는 상품 판매세 등의 면세로 인해 정부 적자 규모가 당초 예상했던 400억 캐나다달러에서 620억 캐나다달러(약 62조 5000억 원)로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프리랜드 장관의 사임은 가뜩이나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트뤼도 정부에 타격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캐나다 경제는 실업률 상승과 저성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야당은 물론 여당 의원들도 총리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트뤼도 총리가 내년 총선에서 야당인 보수당에 패배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핵심 동맹을 잃은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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