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탄핵 정국으로 무너진 당을 수습할 비상대책위원장 인선을 놓고 고심에 들어갔다. 당내에서는 경험 많은 중진의원을 추대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힌 가운데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겸직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거론된다.
국민의힘은 17일 차기 비대위원장 선임과 관련해 중진 등 내부인사가 맡거나 권 대행이 당 대표 직무대행을 계속 이어가는 두 가지 방안을 놓고 검토 중이라고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이 전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권 대행은 ‘언제든지 당이 정상화하면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말했기 때문에 당을 수습하는 기간 동안에는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18일 의원총회에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전날 의원총회에서 비대위 인선 문제 등을 논의했지만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 당내 여론은 권영세·김기현·나경원 의원 등 ‘5선 중진그룹’으로 후보군이 좁혀지는 모양새다. 친윤계에서는 혼란을 효율적으로 수습하기 위해서는 권 대행 단일체제로 가야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권 대행은 원내대표였던 2022년 7월에도 당원권이 정지된 이준석 당시 대표를 대신해 ‘1인2역’으로 당을 운영한 바 있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될 경우 조기 대선을 치러야 한다는 점에서 ‘중도 확장성’이 있는 지도부를 내세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친한계인 조경태 의원은 “탄핵을 반대하는 분이 비대위원장으로 앉았을 때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과연 우리 당이 승리할 수 있겠나”라며 ‘친윤 불가론’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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