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지막 정책금리 결정을 하루 앞둔 일본의 무역수지가 5개월 연속 적자 흐름을 이어갔다.
일본 재무성이 18일 발표한 11월 무역통계(속보치)에 따르면 지난달 무역수지는 1176억 엔(약 1조 996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올 7월부터 적자 행진을 이어왔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2023년 11월)과 비교하면 적자폭은 85.5% 축소됐다.
수출액의 경우 엔저에 힘입어 동월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11월 수출액은 전월 대비 3.8% 증가한 9조 1524억 엔이다. 반도체 제조 장비 수출이 같은 기간 32.1% 늘어난 3743억 엔으로 수출 호조를 이끌었다. 이밖에 건설용 소재 및 자동차용 비철금속(14.7%), 식료품(21.4%) 등 수출도 늘었다. 수입액은 전월 대비 3.8% 줄어든 1조 6701언 엔으로 8개월 만에 감소세를 나타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일본 엔화는 11월 달러당 평균 152.83엔으로 1년 전보다 1.7% 상승(가치 하락)했다.
지역별로는 아시아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8.9% 증가한 5조 116억 엔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대(對)중국 수출은 4.1% 증가한 1조 6621억 엔이었다. 대미국 수출은 1조 6701억 엔으로 같은 기간 8% 줄었다. 대유럽연합(EU) 수출 역시 7539억 엔으로 12.5% 감소했다. 미국 및 EU 수출의 경우 자동차 부문이 크게 약화했다. 미나미 타케시 노린추킨연구소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에게 매우 중요한 자동차 부문의 수출 감소가 전체 수출을 누르고 있다”며 “세계 경제의 정체가 (일본) 수출의 전반적 상황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짚었다.
일본은행(BOJ)은 이날부터 19일까지 이틀간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현재로서는 BOJ가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0.25%로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블룸버그가 이달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절반 이상이 BOJ가 내년 1월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봤다. 이와시타 마리 다이와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BOJ는 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고 있다”며 “경제와 인플레이션이 예상대로 움직이고 있지만 이번에 BOJ가 움직일 것으로는 강하게 예상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블룸버그는 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일본 역시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백악관 복귀로 무역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은 이달 초 트럼프 당선인과 무역 협상을 개시하고 일본산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 철폐를 의제를 다룰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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