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내년 추경이 가능하게 되면 지역균형 발전과 순수예술, 콘텐츠 등의 부족한 부분을 메울 수 있도록 하려고 합니다. 원래는 내년 예산을 더 높게 생각했는데 미치지 못했어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8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가진 비상계엄·탄핵 사태 이후 첫 문체부 정례브리핑에서 내년 예산 운용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최근 국회에서 확정된 문체부의 내년 예산은 올해 대비 1.6% 증가에 그친 7조 672억 원에 불과했했다. 전체 정부 예산에서 차지하는 문체부 비중은 올해 1.06%에서 내년에 1.05%로 축소됐다. 유 장관이 최근 이슈인 추경에 대해 즉각 반응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전체 대비로 줄어든 게 맞다. 처음에는 많은 기대를 갖고 시작하고 새로운 사업도 만들었는데 이런 결과가 됐다”고 아쉬워했다.
일단 내년도 예산을 신속히 집행해 비상계엄 여파를 최소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내년 예산 중 70%를 상반기에 집행할 것”이라며 국민 불안감을 조기에 해소하고 정책 공백을 메우겠다고 설명했다. 최근 외국인의 방한 관광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아직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고 평가하면서도 “한국 방문을 계획 중인 분들의 문의가 많은 만큼 올해보다는 내년 상반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계엄 발령은 잘못된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혼란스럽고 어렵게 된 이런 상황에 대해 국무위원 한 사람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한다는 말씀을 먼저 드린다”고 거듭 고개 숙였다. 다만 비상계엄 선포 국무회의에는 별도로 출석 연락을 받지 못해 불참했었다고 설명했다.
또 계엄 당일 소속기관인 한국예술종합학교가 학교를 폐쇄한 것과 관련해 문체부의 관여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유 장관은 “‘출입 통제’라는 정부 당직총사령의 주문사항을 문체부 당직자가 소속기관들에 전달한 것 같다”면서 “이번 기회에 아예 한예종을 독립적인 기관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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