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폭탄’의 영향으로 내년 수출 성장률이 정체되거나 역성장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자국 내에서 심각한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속 경기침체)에 시달리는 중국이 대외 수출에 큰 타격을 입을 경우 경제 침체의 심각성이 더 부각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18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글로벌 대형 투자은행(IB)을 비롯한 주요 기관들은 내년 중국의 수출 실적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1월 백악관 복귀를 앞둔 트럼프의 관세 정책의 직접적인 영향을 입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앞서 트럼프는 중국 수입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중국 수출이 미 달러 기준으로 0.9%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캐피털 이노코믹스도 중국이 내년 수출 역성장을 주장하고 UBS와 노무라는 0% 성장률을 내놓고 있다. 모건스탠리와 ING 등 다른 기관에서는 중국 수출의 수출 성장을 전망하지만 그 성장률이 크게 둔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정보업체 포커스이코노믹스의 조사에 따르면 경제학자들은 2025년 중국 수출 성장률을 2%로 추산하는데 이는 한 달 전에 예측치(3.9%)보다 크게 줄어든 것이다. 모건스탠리의 중국 부문 수석 이코노미스트 로빈 싱은 “중국에서 수출은 2024년 성장의 큰 부분이었다”면서도 “하지만 (경제 성장에 끼치는) 기여도가 확실히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수출 위축은 적지 않은 문제를 초래할 전망이다. 중국의 올해 11월까지 누적 수출 성장률은 약 5.4%를 기록 중이며 침체가 심각한 중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대외 부문에서 충격을 받을 경우 중국의 경제 문제를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모건스탠리의 싱 이코노미스트는 “수출 성장이 둔화하면 디플레이션 문제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최근 중국 당국은 5% 경제성장률 사수를 위해 여러 경기 부양책을 발표하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중국의 심각한 경제 상황을 감안할 때 최근 내놓은 경기 부양책들의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