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이 19일 기준금리를 현행 0.25%로 유지하기로 한 가운데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금리 인상을 보류한 이유로 "내년 춘계 교사노섭(춘투) 등 향후 임금 (인상) 동향에 정보가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 외신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18~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개최한 끝에 기준금리를 0.25%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7월 깜짝 금리인상에 나선 이후 세 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하며 추가 인상에 신중한 모습이다.
이날 금리 동결 발표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에다 총재는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해 “경제·물가가 전망대로 실현되면 정책 금리를 조정해 나가겠다”며 신중론 속 금리 인상 노선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금리 인상을 보류한 이유에 대해 우에다 총재는 미국 등의 해외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내년 1월 고관세 정책을 내세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한다"며 “미국 경제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전날 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매파적 금리인하에 나서며 엔화가 1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에 대해서도 “환율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이전보다 커지고 있음을 주의해 보겠다”며 외환 시장 동향도 금리 인상을 결정하기에 앞서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엔화 환율은 전날 미 달러 당 153엔 대에서 이날 156달러를 상회했다. 이날 오후 4시 30분 현재 156.61엔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 연준이 내년 금리 인하 속도 조절을 시사한데 이어 일본은행이 금리인상을 보류하면서 엔화는 약 1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시장은 일본은행이 내년 1월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블룸버그는 만약 일본은행이 3월 또는 그 이후까지 금리를 유지한다면 엔화가 더욱 평가절하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우에다 총재는 "(1월 금융정책결정회의 때까지) 종합적인 판단이 되지 않을 수 있다”며 확답을 피했다.
그는 회의 때마다 데이터를 보면서 추가 금리 인상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선 “금리 결정은 경제 통계에서 기계적으로 되는 것이 아니고 결정 회의서 얻을 수 있는 정보를 통해 재량적으로 결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극단적일 수 있는데, (그렇게 되면) 우리의 존재 의의는 없어지고, 인공지능(AI)가 해주면 좋을 것 같은 세계가 돼 버릴 가능성이 있다. 그런 점에서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부분은 지금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는 정책위원 9명 가운데 8명이 금리 동결에 찬성했고 1명은 0.5%로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며 반대표를 던졌다.
금리 동결에 반대표가 나온 것은 우에다 총재가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일본은행 내에서 금리 인상을 향해 의견이 기울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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