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이 인플루엔자(독감) 환자 급증에 따라 20일 0시를 기해 전국에 독감 유행주의보를 발령한다. 당국은 고령층, 어린이 등 고위험군은 예방접종을 서두르고 증상이 나타나면 마스크를 쓰고 기침 예절 준수와 실내 환기 등 예방수칙을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
질병관리청은 19일 표본감시 대상 의원급 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 환자 수가 이달 둘째 주 13.6명으로 유행 기준을 초과함에 따라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올 겨울 독감 유행 기준을 1000명당 환자 8.6명으로 설정한 바 있다. 지난 겨울에는 6.5명이었다. 이번 유행주의보는 지난 7월 해제된 뒤 약 5개월만에 발령되는 것이다. 지난번에는 2022년 9월 발령된 이래 22개월간 이어진 바 있다.
독감 환자는 전 연령에 걸쳐서 늘고 있다. 이달 둘째 주 기준 연령별 환자 수는 13~18세, 7~12세 환자가 각각 36.9명, 24.7명으로 1, 2위를 나타냈다.
방역당국은 65세 이상 어르신 등 고위험군을 보호하기 위해 감염취약시설을 찾아 예방접종을 독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요양병원, 요양시설, 정신건강증진시설 등 감염취약시설에 입소한 이들에게는 접종을 독려하는 문자를 발송하기도 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독감 유행이 더 커질 가능성에 대비해 어르신, 면역저하자 등 감염 위험이 높은 분들은 백신 접종을 서둘러 달라”며 “임신부·어린이도 꼭 백신을 접종해주실 것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당국은 외출 전후 손 씻기, 기침예절 실천, 호흡기 증상 발생 시 마스크 착용, 집합시설 등 밀폐된 공간의 경우 2시간마다 10분 이상 실내 환기 등 기본적인 호흡기감염병 예방 수칙을 강조했다.
한편 질병청은 주요 호흡기감염병 발생 동향을 분석한 결과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감염증으로 새롭게 입원한 환자가 지난주 464명으로 최근 4주간 1.9배 늘었다고 전했다. 전체 입원환자 1417명 중 연령별 비중은 0~6세 영유아가 전체의 83.9%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백일해의 경우 9월부터 증가세를 보이다가 이달 들어 소폭 감소하고 있다. 지난주 환자는 2226명으로 전주 대비 22명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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