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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2명 중 1명이 겪는 ‘이 증상’ 치매 위험도 높인다는데 [건강 팁]

■박홍주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초고령화 사회 진입과 함께 난청 인구 급증세

일상생활 어렵고 사회 고립…치매 가속화까지

원인별 치료법 다양…청각재활하면 치매 예방

이미지투데이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난청 인구가 크게 늘고 있다. 난청이 생기면 단순히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끼는 수준에 머무르지 않는다. 증상이 악화될 경우 의사소통에 지장이 생겨 사회생활에 어려움이 생기고 사회적으로 고립되어 우울증을 겪게 된다. 청각, 언어습득, 발성과 연관된 대뇌피질이 줄어들고 인지기능이 전반적으로 저하되어 치매 발생이 가속화될 수도 있다. 치매 발생을 예방하는 가장 중요한 인자가 난청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난청 치료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졌다.

미국 존스홉킨스병원 연구에 따르면 난청 환자를 10~15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치매 발생 위험도가 중증도에 따라 적게는 2배, 많게는 5배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한 난청은 몇 년만 지나도 치매 발생이 가속화되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는 반면 약한 난청의 경우 치매가 유발되기까지 10년 가까이 걸린다. 일반인은 치매의 초기 증상을 인지하기 어렵다는 것도 문제다. 따라서 난청이 의심되거나 고령이 되면 정기적으로 청력검사를 받고 적절한 청각 재활을 받는 것을 추천한다.

난청에 의한 대뇌피질의 위축 양상. 사진 제공=서울아산병원


서울아산병원 연구 결과 인공와우수술 후 청각피질의 회복과 단어인지능력의 호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제공=서울아산병원


과학기술 발달로 중증도와 관계없이 대부분의 난청 환자는 다양한 방법으로 청각재활이 가능하다. 난청이 심하지 않으면 다양한 형태와 기능을 가진 보청기를 통해 치료한다. 보청기는 소리를 크게 증폭시켜 기능이 떨어진 와우(달팽이관)를 보다 세게 자극함으로써 들을 수 있도록 하는 원리로 작동한다. 보청기를 쓰면 즉각적으로 의사소통과 사회적인 교류가 편리해진다. 또 충분한 청각자극을 통해 대뇌기능이 잘 유지되어 기억능력 및 사회생활, 인지기능이 악화되는 속도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달팽이관의 기능이 너무 나빠져 보청기만으로 원활한 의사소통이 어려운 경우 인공와우수술을 통해 청각재활이 가능하다. 소리를 전기로 바꾸어 달팽이관 안에 있는 청신경을 전기로 직접 자극하는 것으로 마이크를 통해 우리의 목소리가 전기신호로 바뀌는 것과 같은 이치다. 심한 난청 환자도 인공와우수술을 받으면 청력개선이 가능하고 인지기능까지 호전시킬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이 최근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양쪽 난청이 매우 심해 인지기능 저하, 대뇌피질 위축 등의 소견을 보였던 환자도 인공와우수술을 통해 잘 듣게 된 지 1년 만에 대뇌 청각피질이 다시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난청 치료를 통해 대뇌의 기능적인 호전은 물론 구조적으로도 대뇌피질의 부피 증가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난청의 기간이 길어질수록 대뇌피질 뿐 아니라 청신경 자체의 크기가 감소하게 된다. 이런 환자들은 수술 후 결과가 나빠질 수 있으므로 난청이 발생했을 때 최대한 빠르게 청각재활을 시작해야 한다.



정상 청신경(왼쪽)과 장기간 난청에 의해 위축된 청신경의 위축. 사진 제공=서울아산병원


난청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원인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난청의 주요 원인은 흡연과 소음 노출이다. 흡연은 달팽이관에 충분한 산소 공급을 막고 청각세포 손실을 일으키며 활성산소를 생성해 세포 손상을 유발한다. 최근에는 금연을 강조하는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위험도가 많이 줄었지만 소음 노출은 굉장히 많이 늘어났다.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거나 영상을 보는 경우 주변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큰 나머지 자기도 모르게 볼륨을 더 높게 올리는 경향이 있다. 소음억제 기능이 있는 헤드폰을 쓰면 주변의 소음을 막아주고 낮은 소리로 음악이나 뉴스를 들을 수 있어 청력 악화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 그 밖에 당뇨나 고혈압 같은 만성 질환도 난청을 유발할 수 있다. 청력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이독성 약물에 의해서도 난청이 발생하므로 적절한 관리와 약물 선택이 중요하다.

난청은 다양한 형태로 올 수 있어 동반 증상을 잘 관찰해야 한다. 원인별로는 노화성 난청이 가장 많다. 달팽이관 안에 있는 유모세포의 손상으로 소리를 전기신호로 바꾸지 못해 생기는 감각신경성 난청도 있다. 이명이 커지면서 어지러움을 겪는 메니에르병도 유모세포가 손상되는 감각신경성 난청이 동반된다. 돌발성 난청은 갑자기 귀에서 소리가 나면서 먹먹한 느낌이 들고 한쪽만 소리가 안 들리는 경우다. 소리의 전달에 문제가 생기는 전음성 난청도 있다. 달팽이관은 문제가 없지만 고막에 천공이 생기거나 심한 염증 등으로 중이에 이상이 생기기도 한다. 중이염이 대표적으로 염증이 가득 차서 청력이 저하되다가 내이염으로 발전해 청신경이 손상될 수 있다.

난청은 다양한 치료방법이 있으며 치료가 빠를수록 보다 효과적으로 극복이 가능하다. 난청을 치료하면 원활한 사회생활이 가능하고 우울증이 감소하며 인지기능이 좋아지는 등 삶의 질이 달라진다. 정확한 원인을 찾아 그에 맞는 치료를 받고 행복한 삶을 누리기를 바란다.

박홍주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사진 제공=서울아산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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