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마그데부르크의 크리스마스 마켓에 차량이 돌진해 2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하는 참사가 일어났다. 성탄절 연휴를 앞두고 다른 서방 국가들도 일제히 보안 강화에 나섰다.
20일(현지시간) 미국 NBC 방송에 따르면 뉴욕 경찰은 뉴욕 전역에서 열리고 있는 크리스마스 마켓에 보안 인력을 추가로 배치한다.
뉴욕 경찰 당국자에 따르면 뉴욕 경찰은 성탄절 연휴에 돌입하면서 이미 각지의 크리스마스 마켓에 보안을 강화했지만 이번 독일 차량 돌진 사건 이후 예방 차원에서 안전 조치를 더욱 끌어올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올해 여러 국가들에서 크리스마스 마켓을 노린 테러 위협이 있어 왔다면서 다만 아직 뉴욕을 포함해 미국에서는 이러한 위협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앞서 독일 작센안할트주 마그데부르크의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이날 차량이 돌진해 현재까지 5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다쳤다. 당초 주 당국은 이번 사건으로 2명이 숨지고 68명이 다쳤다고 밝혔으나 이튿날 독일 ARD 방송은 희생자 수를 상향했다.
부상자는 200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으며 이 중 41명은 중상을 입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경찰은 BMW 차량이 400m 이상 돌진했으며 현장에 남겨진 차량에 폭발물이 있는지 수색 중이라고 밝혔다. 현장 촬영 영상에는 가판대 사이 통로에 밀집한 인파 속으로 차 한 대가 고속 질주하는 모습이 담겼다.
경찰은 차량을 몰고 인파 속으로 돌진한 50대 남성 용의자를 현장 인근에서 체포해 조사 중이다.
하젤로프 주총리는 용의자에 대해 "2006년 독일에 와 작센안할트주 베른부르크에서 의사로 일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50세 남성"이라고 말했다.
2016년 베를린 도심서도 테러
유럽 등 기독교 국가에서 성탄절을 끼고 열리는 야외 장터인 크리스마스 마켓이 테러 위협에 놓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독일에서는 2016년 12월 베를린 도심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마켓에 트럭이 돌진해 13명이 숨지고 67명이 다치기도 했다. 이후 독일 당국은 연말마다 크리스마스 마켓 공격을 계획한 이들을 적발하는 등 테러 대비에 적극 대응해 왔다.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흉기 소지를 금지하는 등 당국의 대비 조치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사건이 재현되자 이웃 국가에서도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독일과 국경을 맞댄 네덜란드 당국은 이번 사건 이후 네덜란드에서도 실제 공격이 발생할 위험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DPA 통신이 전했다.
네덜란드 국가 대테러 및 보안 담당관인 피터르야프 알베르스베르흐는 현지 매체에 이 같이 밝히면서 네덜란드 당국이 지난해 12월부터 테러 주의 단계를 두 번째로 높은 4단계로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공격의 가능성이 실재한다는 의미"라고 경고했다.
유럽 각국 언론을 통해 시민들에 테러 위험에 주의하라는 경고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영국의 보안 컨설턴트인 스티븐 화이트 벨파스트퀸즈대학 교수는 이날 스카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인파가 모이는 곳에서는 공격의 가능성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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