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나 고혈압으로 진단된 환자들의 치료율, 걷기 등 건강생활을 실천하는 비율 등 주요 건강지표들에 대한 전국 17개 시·도 간 격차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 음주, 비만 등 건강 관련 지표들도 전년대비 악화된 것으로 집계됐다.
질병관리청은 전국 258개 시·군·구 보건소를 통해 만 19세 이상 성인 23만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4년 지역사회건강조사’ 통계를 22일 공개했다. 결과를 보면 30세 이상 성인 중 고혈압과 당뇨 진단율이 각각 21.1%, 9.4%로 각각 3년, 5년 연속 증가세다. 비만율은 34.4%로 4년 연속 늘었다. 음주율은 58.3%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2022년부터 매년 증가세이며 담배사용률도 22.6%로 전년대비 소폭 늘었다. 반면 걷기와 중강도 이상 신체활동 실천율은 각각 49.7%, 26.6%로 각각 3년 연속 늘며 긍정적 흐름을 이어갔다. 반면 우울감 경험률, 스트레스 인지율은 전년대비 1.1%포인트, 2.0%포인트 감소한 6.2%, 23.7%로 개선세를 보였다.
눈에 띄는 대목은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 관련 지표에서 시도 격차가 커진 점이다. 당뇨 진단 경험자의 치료율의 전국 시도별 격차가 5.5%포인트에서 15.8%포인트로 급증했다. 혈압수치가 이상하다고 인지한 비율도 시도 격차가 18.2%포인트에서 23.2%포인트로 늘었고 고혈압 진단 경험자의 치료율은 시도 간 편차가 4.3%포인트에서 6.6%포인트까지 커졌다.
질병청은 이들 지표 외에도 분석한 29개 건강지표 중 건강생활실천율(28.5%포인트), 중강도 이상 신체활동실천율(10%포인트) 등 13개 지표에서 지역 간 격차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뇌졸중과 심근경색의 조기증상 인지율이 시도 간 격차가 각각 26.1%포인트→12.8%포인트, 30.3%포인트→21.5%포인트로 크게 줄어드는 등 16개 지표는 지역 격차가 좁혀졌다.
지역별로 건강지표가 가장 양호한 지역과 미흡한 지역이 매우 상이한 탓에 특별한 경향을 발견하기 어렵다는 게 질병청의 설명이다. 담배 사용률과 고위험음주율은 세종(15.9%·9.5%)에서 가장 낮고 강원(24.4%·15.9%)에서 가장 높았지만 음주·흡연의 원인으로 꼽히는 스트레스의 인지율은 경남(20.5%)에서 가장 낮고 서울(25.9%)에서 가장 높았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이에 대해 “지자체에서 지역 고유의 건강문제를 체계적으로 진단하고 지역별 맞춤형 해소 전략을 수립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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