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을 놓고 프란치스코 교황(사진)과 이스라엘 당국이 비난을 주고받으며 연일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21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연례 성탄 연설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폭격은 잔학행위”라며 또 날을 세웠다.
교황은 교황청에 근무하는 추기경·주교·사제 등을 상대로 한 이날 연설에서 이스라엘이 전날 벌인 가자지구 공습을 언급하며 “어린이들이 폭격당했다. 이는 잔학행위이지 전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팔레스타인은 20일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아의 한 마을에 가해진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집에 있던 어린이 7명을 포함해 일가족 10명이 숨지고 15명이 다쳤다”고 밝힌 바 있다.
교황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이스라엘 정부는 ‘이중 잣대’라고 비판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성명에서 “지하드(이슬람교에서 말하는 성스러운 전쟁) 테러리즘에 맞서는 이스라엘의 투쟁이라는 진실과 사실의 맥락으로부터 유리돼 있다는 점에서 교황의 발언은 특히 실망스럽다”면서 “이중 잣대로 유대 국가와 유대 민족을 표적으로 삼는 일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교황은 분쟁에서 어느 한쪽의 편에 서는 것을 경계하지만 최근에는 가자지구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공세에 대한 견해를 종종 드러냈다.
특히 “가자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제노사이드(집단학살)’의 특성을 갖고 있다”며 조사를 촉구하는 교황의 발언이 출간 예정인 책에 실려 있는 사실이 지난달 중순 알려지면서 교황과 이스라엘 네타냐후 정부 사이의 갈등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책에 실린 교황의 발언에 대해 20일 유대인 재외동포 문제를 담당하는 아미차이 치클리 이스라엘 디아스포라 장관은 이탈리아 일간지에 공개서한을 실어 “(교황이) 제노사이드라는 용어를 가볍게 쓰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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