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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정국에 얼어붙은 분양시장…청약 관심 ‘뚝’·가계약 후 이탈 급증

대출규제에 정치 불확실성 겹쳐

이달 아파트 청약 예상보다 저조

건설사 내년 분양계획 조정 검토

지방은 미분양 매수 문의 끊겨

사진 설명




중도금·잔금 대출 규제로 열기가 식은 분양 시장에 탄핵 정국까지 겹치며 신규 아파트 분양 단지의 청약 관심도와 정당 계약률이 낮아지고 있다. 이에 건설업계는 오는 1·2월 예정됐던 분양 계획의 조정을 검토 중이다. 무주택자의 자가 매수 심리는 물론 다주택자의 투자 수요도 주춤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여부가 결정돼도 부동산 정책이 안정을 찾을 때까지 관망세가 짙어질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심리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분양 시장에서 대출 규제와 탄핵 정국의 불확실성으로 매수 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 대형 건설사의 한 분양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 이후 신규 아파트 청약률이 당초 예상보다 감소했다”며 “당첨자들도 계약하지 않겠다는 비율이 상당하고 서류까지 제출한 가구마저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어 정당 계약률이 떨어졌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은 내년 1·2월 분양 일정을 조금씩 늦추는 등의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탄핵 정국에서 섣불리 분양을 진행했다가 국민들의 관심에서 밀려 제대로 된 계약이 안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대형 건설사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이미 진행된 분양 일정은 어쩔 수 없지만, 내년 상반기 분양 계획은 올해보다 적다”며 “하반기 물량은 향후 상황을 보며 대응한다고 해도 대선 일정이라도 잡히면 그 이후로 미뤄야 하므로 상반기 물량은 공급 일정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시행사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금융 문제 등으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진행하려는 건설사도 있다. A 건설사 분양 관계자는 “분양 계획을 며칠 늦춰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 보니 초기에 계약률이 떨어져 100% 판매되지 않더라도 수도권 일부 물량은 진행한다”며 “이번 시장의 위축 흐름이 장기전으로 갈 것 같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탄핵 정국으로 인해 지방 부동산 시장은 직격탄을 맞은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방 지역 미분양 아파트 매매 문의도 대폭 줄었다. B건설사 분양 관계자는 “매수자들의 문의 자체가 줄었다”며 “통상 수백만 원 정도 가계약금을 내고 이후 정상 계약에 들어가는데, 정치권에서 탄핵 이야기가 나오면서 가계약 후에도 이탈률이 급증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대로 가면 수도권은 버티더라도 지방 부동산 경기는 무너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야당의 윤 대통령 탄핵안 발의 이후인 이달 9일 기준 지방 아파트 매매가격은 0.05% 하락하며 전주(-0.04%)대비 하락 폭을 키웠다. 정부가 올해 1월 지방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해 발표한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전용 85㎡·취득가액 6억 원 이하) 구입 시 주택 수 제외 세제 특례도 여전히 국회에 계류 중이다.

업계는 부동산 시장에 드리운 정치적 불확실성이 걷히려면 내년 1분기는 지나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다면 불확실성이 조금은 해소되겠지만 새로운 정부 정책의 방향성이 결정되고 시장에 적용되려면 시간이 걸리는 만큼, 대선 이후 내년 여름쯤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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