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축출한 새 집권 세력과 아직 직접 접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23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IRNA통신에 따르면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반군이 승리한 시리아와 관계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바가이 대변인은 "아사드 정부 붕괴 이전부터 시리아의 야권 단체들과 오랫동안 접촉해 왔다"며 "시리아에서 이란의 존재가 ISIS(이슬람국가·IS)의 진격과 역내 국가로의 테러 확산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야권 단체들에 말했다"고 설명했다.
아사드 정부를 지원해 온 것은 내정 간섭이 아니라 테러리즘에 대응하기 위해서였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바가이 대변인은 또 시리아의 새 집권 세력이 튀르키예를 통해 이란에 메시지를 보냈는지에 대한 질문에 "시리아 문제는 이란과 튀르키예 간 회담 의제"라며 직접적인 답을 피했다.
이어 "시리아에 대한 우리의 원칙적인 입장은 시리아의 주권과 온전성을 존중하고 시리아 국민이 외국의 간섭 없이 자신의 운명을 결정하도록 돕는 것"이라며 원론적인 답을 하는 데 그쳤다.
이란은 시리아를 통해 이른바 '저항의 축' 일원인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 예멘 반군에 물자와 무기를 보급해 왔다.
시리아의 새 실권자인 아메드 알샤라(옛 가명 아부 무함마드 알졸라니)가 이끄는 반군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은 시리아 내 이란의 이런 활동에 반대해왔다.
이에 이란은 반군이 다마스쿠스를 접수하자 자국 외교관과 이란혁명수비대(IRGC) 지휘관들을 철수시켰다. 종파적으로도 HTS는 수니파 계열 조직으로 이란(시아파)과 다르다.
알샤라는 지난 8일 아사드 정권을 무너뜨리고 집권한 뒤 연일 외국 외교 사절 등을 맞으며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 HTS가 엄격한 수니파 이슬람 율법 통치를 강요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 다마스쿠스를 방문한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과 만난 그는 이날도 요르단의 아이만 사파디 외무장관을 만났다.
주사우디아라비아 시리아 대사에 따르면 오랫동안 시리아 반군과 야권을 지지해온 사우디도 곧 대표단을 파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AFP통신은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