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조기 대선’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포함한 야권 유력 인사들이 문재인 전 대통령 예방에 나섰다. 조기 대선 가능성 속 ‘친문’(친문재인) 계파의 마음을 얻으려는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다가오는 새해 첫날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 전 대통령을 만난다. 비상계엄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으로 시국이 어지러운 와중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가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양 측의 만남은 지난 9월 만남 이후 올해 두 번째다. 당시 문 전 대통령은 검찰 수사와 관련 "정치적으로, 법리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정치 탄압"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이 대표의 대선 행보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는 민주당은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전날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새해가 되면 보통 지도부가 동작동에 있는 국립현충원에 참배하고 봉하마을과 평산마을에 인사하는 것은 보통 일상적으로 해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신 3김(김경수·김동연·김부겸)의 일원인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도 앞서 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친문계의 적자로 불리는 김경수 전 지사는 12일 평산마을을 찾아 1시간 가량 문 전 대통령과 대화를 나눴다. 김 전 지사는 이 자리에서 "한국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국민들이 또다시 고난의 짐을 지고 있는 데 대해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께 늘 죄송하고 송구한 마음"이라며 "국민과 함께 한국 정치의 불확실성을 조기에 제거하는 것이 대한민국 경제와 안보를 지키는 데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반헌법적 내란 사태는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20일 문 전 대통령을 만났다. 김 지사는 "문 대통령님 취임 후 바로 추경을 편성했었다"며 "지금은 최소 30조원 이상의 '슈퍼추경'을 시급히 편성해 미래먹거리와 소상공인 지원 및 청년일자리, 민생회복지원 등에 써야 한다"고 경제적 면모를 부각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정부는 '부자감세'에다 재정건전성에 얽매여 재정 운용을 너무 방어적, 축소적으로 해왔다"고 화답했다.
한편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 권한대행도 24일 평산마을을 찾아 문 전 대통령을 만난다. 김 권한대행은 예방 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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