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탄핵 정국을 수습할 비상대책위원장 인선을 두고 막판까지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원내 중진이 비대위원장을 맡아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지도부를 이끄는 ‘투톱 체제’가 유력한 가운데 국민의힘은 24일 의원총회에서 비대위원장을 최종 확정할 전망이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원내 중진이 권 권한대행과 투톱 체제를 이룰 가능성이 높게 평가된다. 서지영 원내대변인은 전날 “업무의 과부하, 또 대외적인 스피커의 역할 등을 고려해 투톱 체제로 가는 것이 좋겠다는 게 의원들 다수의 의견이었다”고 밝혔다. 탄핵 정국 수습과 조기 대선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경험 있는 중진의 안정감이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비대위원장 후보로는 수도권 5선인 권영세 의원과 나경원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권 권한대행이 비대위원장을 겸직하는 ‘원톱 체제’로 갈 가능성도 남아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되고 조기 대선 체제로 전환될 상황을 고려해 권 권한대행이 원톱으로 추진력 있게 당 상황을 이끌어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탄핵 정국 수습을 위한 비대위 체제가 ‘친윤 핵심’인 권 권한대행 원톱 체제로 이어지면 당 안팎에서 반발이 터져 나올 가능성이 있다. 한 재선 의원은 “권 권한대행이 겸직을 하더라도 5선 중진으로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잘 판단할 것”이라면서도 “현 시점에서 권 권한대행이 겸직을 하는 것은 개인에게도 당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전했다.
비대위 성격을 두고는 안정형 비대위를 구성해 당 수습을 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지만, 일각에서는 친윤 중심의 지도부 구성을 경계하며 ‘혁신형 비대위’를 꾸려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윤 대통령 탄핵 표결에 찬성한 안철수 의원은 비대위원장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후보들을 두고 “다른 후보가 또 나오길 바란다”며 “영남당, 친윤(친윤석열)당, 극우정당이 아니어야 하는데 거명되는 후보 중에서 자유로운 분이 있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수도권이나 충청권 의원, 친윤 색채가 옅거나 없는 의원, 꼭 국회의원이라기보다는 당 내부 사정도 잘 알고 정치도 어느 정도 알고, (당내) 친분이 있는 사람 등이 이 사태를 수습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 권한대행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어 비대위원장을 최종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원장이 정해지면 비대위원 인선 등 비대위 체제로 전환해 빠른 시일 내에 당 수습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은 ‘탄핵안 가결 일주일이 넘었는데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비대위가 출범하면 공식적으로 그런 문제를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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